나는 깃허브와 얼마나 친해졌을까

의도치 않게 애착을 쌓은 코드를 날려 먹고서, 깃허브를 쓰면서 재발을 방지하려 했다.

그때 기록을 남긴 날짜가 2월 19일이었으니, 이제 6~7개월쯤 됐다. 실제로 나는 얼마나 잘 쓰고 있을까? AI를 쓰면서 깃허브를 쓸 일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깃허브에 뭘 올려놔야 적당할까 기준도 정하지 못했다.

깃허브 에듀케이션 베네핏

내 계정은 깃허브 에듀케이션 베네핏을 적용받는다. 학생 인증을 했고, 증빙 서류를 제출했고, 심사 거절을 거쳐, 재심사로 베네핏을 얻었다. 학생증과 재학증명서를 모두 인증 서류로 등록한 후에 승인됐다.

깃허브 에듀케이션 베네핏은 크게 두 갈래가 있다. “깃허브 프로” 혜택과 “깃허브 코파일럿” 혜택이다. 지금이야 어찌저찌 이 둘을 구분해서 부를 정도까진 익혔지만, 처음엔 그냥 다 하나인 줄 알았다.

다시 재심사 신청은 하겠지만, 이제 1년도 안 남았다.

학생 혜택 축소

우연인진 몰라도, 올해 4월엔 학생 혜택이 축소됐다. 엄밀히는 깃허브 프로는 바뀐 건 거의 없는데, 깃허브 코파일럿은 제공 방식과 제공량이 바뀌었다. 처음 가입했을 땐 깃허브 코파일럿 자체에 큰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 모델이 너무 다르다. 단순히 IDE에서 자동 완성해주는 느낌을 넘어, 지금 우리가 흔히 쓰는 AI까지 왔으니, 대격변이다.

기존에는 깃허브 코파일럿을 쓸 때 모델을 수동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고, 깃허브 코파일럿 프로 유저와 동등한 사용량을 얻어 리밋에 맞춰 쓸 수 있었다. 사실, 깃허브 코파일럿 요금 체계 자체가 바뀌면서 학생 혜택을 줄인거지만, 학생 혜택 자체를 별도 등급으로 만들어서 정말 맛보기 할당량만 넣어놨다. 요금제를 봐도 이해가 힘들다. 제공량이나 기능 설명이 너무 복잡하다.

1달러가 100크레딧이라는 기본 기준을 잡아놨으니, 환산하면 학생은 한달에 2달러만큼 받는다. 기존 프로 플랜과 동일한 기준이면 기본 15달러니까 1500 크레딧이니, 확실하게 양을 줄였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AI 모델 자체를 수동 선택할 수 없게 바꿨다. 중고급 모델을 못 쓰는 것과 별개로, “Auto”로만 두고 써야해서 지금 내가 넣은 프롬프트가 어느 모델로 답변이 오는지 알기가 힘들다. 그나마 빌링 페이지에서 통계로는 볼 수 있다. 그런데 딱히 와닿진 않는다.

종종 엉뚱한 대답이 나오는 순간이 있던데, 그건 대체 어느 모델이었을까.

모델을 Auto로 고정해서 써야해서, 오픈클로에도 더이상 붙여 쓸 수 없다. 간단한 채팅용으로 200 크레딧을 적당히 쓰면 되겠다 싶었지만, 그 조차도 막혔다. 오픈클로의 코어 소스를 쥐어뜯어서 수정하면 그나마 쓸 순 있었다. 하지만, 오픈클로 버전 업데이트하면 코어 소스 수정부분이 되돌아온다. 200 크레딧 소모하자고 뜯어고친 코어를 리뷰하고 PR하고 할 생각하니, 그 자체가 토큰 낭비라 보였다.

깃허브 사이트의 코파일럿 채팅도 크레딧을 소모한다

학생 혜택 축소 이후, 간단히 깃허브 사이트 사용에 대한 문의를 깃허브 사이트에 있는 코파일럿 채팅에서 많이 물었었다. 확실한 내 기억에 따르면, 그나마 깃허브 사이트의 채팅은 따로 크레딧 소모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웹 제미나이나 ChatGPT 채팅처럼 편하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도 동일하게 크레딧을 소모하도록 바뀌었다. 200 크레딧 제한으로 사용하는 깃허브 코파일럿은 매력적이지 않다. 그나마 강제로 Auto 모델을 써야해서, 강제로 10% 디스카운트 가격으로 쓰긴 한다. 위안이 되는가?

깃허브 코파일럿 데스크톱 앱

며칠전 SNS에 글이 올라왔다. 깃허브 코파일럿 데스크톱 앱으로 깃허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깃허브 프로라면 쓸 수 있다는 가이드를 봤던터라, 진작에 설치를 해봤었다. 나만 겪는 버그인가 싶어서, 지인들에게도 확인을 해봐었다. 학생이 아닌, 단순 프로 유저는 접속할 수 있었다. 몇 번 더 시도하면서 찾아보니, 다른 학생 플랜 유저도 안 된다는 글이 커뮤니티 이슈에 올라와 있었다.

2026년 6월 26일에는 깃허브 코파일럿 데스크톱 앱 접속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마침 그때가 학생 혜택을 축소하고, 깃허브 코파일럿 요금제를 개편한 후였다. 그래서 학생 혜택으로 쓰는 깃허브 프로 사용자에게는 안 열어주는 줄 알고 지나쳤다. 그런데 어제 다시 시도하니 접속이 된다. 언제부터 다시 됐던걸까? 아무리 찾아도 정확한 공지도 없고, 버그였는지 정책이었는지 안내도 없다. 그냥 그런거다.

이쯤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친해진 건 깃허브일까 깃허브 코파일럿일까?

레파지토리

깃허브를 쓰자는 마음을 먹고서, 그간 방치했던 내 계정 레파지토리를 보니 100개가 넘게 있었다. 언제 무슨 기준으로 했던 포크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하나하나 열어보니, 원작자 페이지에서도 방치됐거나 없어진 레파지토리도 참 많았다.

안 쓰는 레파지토리, 그냥 다 지우자 싶었다. 지울때마다 아이디와 레파지토리 주소를 확인 메시지로 입력해야 했다. 정말 오래 걸렸다. 그리고 레파지토리를 어떻게 쓰는게 좋을지 기준을 잡아야 했다. 별로 쓰지도 않을거면서 단순 보관용으로 만들면 또 스믈스믈 레파지토리가 늘어날테고, 또 나중에 뭔지 까먹을테고. 악순환이 펼쳐질 것 같았다.

처음에는 자주 업데이트 하지 않는 소스만 보관하는 곳, 그냥 보관만 하고 안 열어볼 곳 등등 사용 빈도를 기준에 넣어봤었다. 사용빈도는 기준으로 삼기엔,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보관만 하고 안 열어볼 곳 자체는 확실하게 용도도 확실하고 규칙도 잘 지켜지는 반면, 분기에 한 번 이라도 열어보고 수정하는 레파지토리는 결국 사용 용도별로 다 쪼개졌다.

이 블로그의 글 백업용 레파지토리도 만들었었다. 하지만, 그 용도도 딱히 의미가 없어 보였다. AI들과 열띤 토론의 결과는, 애초에 블로그 자체를 백업할 프로세스를 갖춰야 할 일이란 것이었다. 글만 백업하는 것으로는 재활용 여지가 적었다. 의미없는 디지털 가비지가 될 뿐이었다.

이제는 기능, 용도, 배포 방식 등에 따라 레파지토리를 만들고 있다. 물리적으로 배포 위치가 디렉터리까지 동일하지 않을 땐, 그냥 새 레파지토리를 만든다. 이것도 뭔가 다시 내 자의적인 묶음을 만들 수 있다면, 나중엔 또 합치고 흩고를 반복하지 싶다. 계속 쓸 거라면, 계속 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 잡초를 뽑아야, 본체가 자랄테니.

브랜치, 머지, 커밋, PR, …

최초 WSL에 Git을 설치하고 계정 기본값을 넣을 땐 바이브코딩으로 얻는 명령어를 옮겨썼다. 그 한 번 이후로는, VSCode에서 깃허브 로그인 영향인지 VSCode의 GUI만 썼다. 혼자만 쓸 땐 특별히 브랜치를 쓸 일도 없고, 커밋 메시지도 AI 자동 생성이라 다 클릭으로 해소했다.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문제는 혼자 쓸 때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레파지토리에 PR을 넣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금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ChatGPT에 상황 설명을 하고 코드를 수정한 후, 그 분의 이슈에도 메시지를 올렸다.

시간이 한참 흘렀으나, 그분이 받아주지 않는다. 확인을 하지 않는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 알 방법은 없다. 그때 PR이 통과됐으면 재미를 느꼈으려나. 사유도 모르겠고, 반응도 없으니, PR과 머지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어제 다시 PR할 일이 생겼다. 이번엔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내 로컬에서 실행하고 결과 파일을 넣어서 PR을 넣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 PR을 해소하기도 전에 내 로컬에서 다른 파일을 수정해버렸다. 그 와중에 기존 PR을 수정해서 다시 올려달라고 요청받으니, 점점 내 로컬 파일이 꼬여가기 시작했다. VSCode에서 Auto로 돌아가는 깃허브 코파일럿이 어떤 땐 에이전틱하게 동작하고, 어떤 땐 바이브 방식으로 동작하기를 반복했다. 깃허브에 커밋하고 푸시하는 과정조차도 에이전틱이 들쭉날쭉하게 동작하니 어디서 어떻게 이걸 되돌릴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별 수 있는가, 토큰을 그냥 태울 수밖에. 내가 VSCode에서 싱크를 클릭하지 않았는데도 왜 이게 깃허브에 다 올라가 있는 걸까? 아까는 깃허브에 다 올라간 상태로 깃허브 사이트에서 PR 버튼만 누르면 되더니, 이번엔 왜 그 버튼이 안 뜰까? 내게 어디서 헤메고 있는지 조차 설명할 수 없으니, 어차피 도와줄 수 있는 이는 AI 뿐이었다.

그냥 봤을 때 별 거 아닌 파일 2개를 PR 넣을 뿐인데, 정말 한참 걸렸다. 기다려준 이도 속이 탔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뚝딱 PR 3번 완료했다.

어쨌거나 뚝딱뚝딱해서 머지는 완료했다. 포크한 레파지토리를 지우고, 내 로컬의 파일도 지우고, 새로 최신 상태를 포크떠서 다시 받아놔야 싱크가 맞을까 싶다. 그런데 싱크를 매번 그렇게 맞출 수 없으니 브랜치를 찾아봐야 할텐데, 한번 스파게티 상황에 깊이 들어갔다 나오니, 뭔가 흥이 나질 않는다.

결국 모든 동기는 흥이 나야…?

깃허브 액션

깃허브 프로로 쓸 수 있는 범위 중, 내가 정말 탐난다 싶은 기능이 너무 없다. 프라이빗 레파지토리 생성 제한도 와닿는 차이가 없어보이고, 코드 스페이스 컴퓨트는 아직 내가 용도를 찾지 못했다. 깃허브 패키지 저장 공간을 2GB 제공하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건 깃허브 액션 3000분이었다.

예전 회사에서 옆자리 동료가 깃랩 러너를 쓰는 건 봤지만, 내가 직접 쓰자니 일단 이걸 쓸 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테스트로 내 계정의 깃허브 액션 잔량 시간을 주기적으로 내게 알려주는 워크플로우를 만들었다.

디스코드는 웹훅으로 알림받기 참 좋은 서비스다.

대충 동작 원리는 익혔으니, 이제 용도를 찾아야 한다. 뭔가 순서가 거꾸로 된 느낌이 든다. 망치를 들면 튀어 나온 건 다 못으로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진짜 죄다 못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디지털 가비지를 만들지 않도록, 마음을 잘 부여잡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깃허브와 친하게 지내고 있나?

잘 모르는 친구의 특정 몇몇 부분만 조금 파악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툴 의존도도 높고, 깃 전체 과정중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AI에게 몸을 다 맡겨놨다. FSD 주행을 하면서, 지금 내가 어딧는 지 모르는 상황이다. 답답하다.

잔디는 그냥 커밋 횟수만 증명할 뿐이다.

그리고 어차피 저 잔디, 내가 심은 잔디도 아니지 않은가. 마우스 클릭과 AI가 심은 잔디다. 뭔가 성에 차지 않는다. 쓰다보면 조금 더 다양한 상황이 내게 생기려나? 다시 나를 되돌아 본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코드 만질 일이 거의 없다. 문서나 작업물 보관은 깃허브가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나 별도 저장소를 쓴다. 얼마만큼 친해지면 내가 스스로 만족하려나.

나와 싱크가 잘 맞은 서비스가 맞을까 싶지만, 용도는 확실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