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노트] 카누 바리스타 캡슐: 싱글 오리진

카누 바리스타 캡슐은 싱글 오리진 3종으로 시작해서, 지난 여름쯤 1종이 더 추가됐다. 기억엔 그러한데, 순서는 다를 수 있다. 싱글 오리진을 맨 처음 먹던 때엔 내가 핸드 드립을 먹지 않던 때였다. 그런데, 핸드 드립을 먹기 시작한 이후로, 싱글 오리진은 굳이 캡슐로 먹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전체 4종을 다 먹지 않아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맛이 나온다는 걸 중간에 깨우쳤다. 물론, 로스팅하신 분의 특성과 농장의 특징에 따라 섬세한 맛 차이는 당연히 날테다. 그런데 대세를 거스르진 않더라. 그래서 브라질 세하도는 패스했다.

보통은 해당 국가의 국기를 디자인에 넣던데, 카누는 디자인 자체를 새로 했더라.

카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 제조사 노트: 길링바사 가공 원두의 카카오와 허브향. 수마트라섬 최북단 야체 지역의 G1 원두만 담아 카카오와 허브향이 입안 가득 차오르는 싱글 오리진. 인도네시아. 강도 10.
    • 로스팅 4.5/7 바디 4/5 산미 1.5/5.
    • Cacao, Herb, Creamy, Spicy, Caramel, Complex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는 평소에도 잘 찾아먹지 않는 싱글 오리진이었다. 나보다 먼저 카누 바리스타 캡슐로 맛을 본 커피 초보자 형이 먹고 나서 ‘담뱃재’ 맛이라며 엄청 유난을 떨었던 캡슐이라, 큰 기대를 하진 않고 먹었다. 다른 강배전도 많으니 흙맛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겐 추천하지 않을 것 같다.

  • 묘인봉 노트: 비추
    • 따아: 구수한 흙향.
    • 아아: 탄맛 강배전. 스벅 흉내. 아, 거꾸로인가? 스벅이 이걸 흉내낸걸까?

카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제조사 노트: 에티오피아 특유의 은은한 꽃향기와 부드러움. 예가체프 아리차 지역의 G1 원두만 담아 특유의 은은한 꽃 향기가 가득한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에티오피아. 강도 5.
    • 로스팅 2/7 바딩 2/5 산미 4/5.
    • Jasmine, Apricot, Orange, Tropical fruit. Bright acidity, Mellow sweet

예가체프 자체는 워낙 흔하고 널리 퍼져있는 원두다. 왠만한 카페에 싱글 오리진이 있다면 거의 무조건 있는 원두 중 대표 제품이 아닐까 싶다. 블렌딩을 제외하고 산미가 나는 원두라는 느낌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원두이기도 할테다. 그래서 긴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 묘인봉 노트: 추천
    • 따아: 향긋한 산미. 딱 예가체프 그대로. 좋고 평범한 그대로.
    • 아아: 딱 예가체프 그대로. 좋은 맛.

카누 콜롬비아 톨리마

  • 제조사 노트: 콜롬비아 특유의 독특한 과실향. 톨리마 플라나다스 원두만 담아 특유의 마일드 하면서도 적절한 바디감, 은은한 단 맛으로 가득찬 스페셜티 싱글오리진. 콜롬비아. 강도 7.
    • 로스팅 3.5/7 바디 3.5/5 산미 3.5/5.
    • Apple, Tangerine, Almond, Sugar cane, Full body, Well-balanced.

생각났다. 카누에서 지난 여름, 콜롬비아 톨리마 싱글 오리진을 대대적으로 출시하면서 공유가 별도 CF를 찍었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만 떠올려도 거의 딱 매칭되는 맛과 향인데, 콜롬비아 톨리마는 아직 이게 “콜롬비아”랑 “톨리마”중 어디에 내 인상이 더 쎄게 박힐지 잘 모르겠다.

  • 묘인봉 노트: 추천
    • 따아: 향긋한 산미. 기본맛. 깔끔하게 좋은 평범.
    • 아아: 아아에서는 살짝 단맛 느낌도 극미하게 느껴짐.

카누 브라질 세하도

  • 제조사 노트: 풍부한 토양과 이상적인 기후 조건을 갖춘 브라질 세하도의 원두. 고소함과 달콤함을 조화롭게 담은 싱글오리진. 브라질. 강도 8.
    • 로스팅 3.5/7 바디 3.5/5 산미 3/5.
    • Almond, Chocolate, Honey, Medium body, Soft

안타깝게(?)도 이미 핸드 드립용 원두로 벌써 맛을 봤던터라, 카누 바리스타 캡슐은 구비하지 않았다. 단순히 브라질 원두라고만 떠올리면, 보급형 블랜딩에서 베이스로 쓰는 생산량이 무지막지한 원두만 생각날 수 있다. 브라질 세하도는 베이스로만 쓰기는 아까운 맛과 향이 확실하게 있긴 하다.

캡슐로 먹을 수 있는 싱글 오리진은 카페에선 안 먹게 됐다

얼마나 됐을까? 카페에서 싱글 오리진을 고를 때, 예가체프를 안 고른지 정말 오래됐다. 아니, 언제부턴가 프랜차이즈든, 개인 카페든, 싱글 오리진보다는 블렌딩 원두만 먹고 있다. 특히, 핸드 드립을 집에서 먹으면서 부터, 굳이 궁금하거나 생각나는 싱글 오리진이 있으면 200g 단위로 원두를 따로 사서 집에서 먹으니 카페에선 다른 맛을 먹어야 더 많고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블랜딩 선택이 어렵거나 귀찮을 땐, 그냥 익숙한 싱글 오리진 캡슐을 고르는 것도 좋은 선택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