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I가 준 가장 큰 가르침은 단연코 실행 속도일 것이다

어제 오늘 또 한번 버스가 지나간 느낌이다. 2026년은 이런저런 프로모션이 떴을 때 고민을 하는 순간, 버스가 떠나는 해가 됐다. 돌이켜보면, 충동구매일 수 있다. 그런데 결국 써야하는 이들에겐 희망의 불빛일지도 모른다.

카쫀쿠

2026년 설날을 앞두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챗지피티 쿠폰이 올라왔다. 프로를 플러스 가격에 쓰거나, 플러스를 1+1으로 쓰는 상품이었다. 나는 카카오톡을 안 쓰기도 했고, 해당 상품을 산다고 하더라도 어떤 계획에 맞춰서 살지 고민만 했다. 개인적으로 프로까지 쓸 일은 없었고, 플러스 정도면 충분한 상태니 플러스를 1+1으로 구매 한도만큼 사면 10개월 정도 쓸 수 있다는 계산만 하고 있었다.

마침, 명절이면 늘 함께하는 동네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가 나왔다. 지인은 이미 플러스를 쓰던 중이었고, 잠깐의 고민을 거쳐 플러스 1+1 5장을 구매했다. 나는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머뭇거림은 오래가지 못했다. 카카오는 판매 시작 3일만에 판매 종료를 했고, 나는 고민만 하다가 사지 못한 채 기회를 날려 먹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올라왔던 ChatGPT 프로모션 상품은 그냥 그렇게 끝났다.

혹시나 기존 판매량 확인 후, 정책 리밸런싱 후에 다시 재판매를 하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다. 무의미한 기대였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판매 종료 공지에서는 대량 구매자 대상으로 환불 조치하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강제 환불된 사례는 극소수였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여전히 카쫀쿠 쿠폰이 남아서 적용중이라는 스크린샷이 SNS에 올라온다.

ChatGPT Business 1+1 프로모션

카쫀쿠보다 더 올라타기 힘든 프로모션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무료가 아니라 매월 지출 비용이 발생하기에, 절대적으로 한 달 지출 비용이 얼마인가가 고민에서 엄청 큰 작용을 한다. 구글 원 AI Pro 학생 프로모션의 경우, 어쨌거나 월 7300원 지출이다. 카쫀쿠는 1회성으로 목돈을 써서 사야했지만, 어쨌거나 한달에 29000원 또는 14500원이었다. ChatGPT Business는 2시트 이상 사용하면 1시트를 무료로 쓰게 해주지만, 연간 약정 할인은 못하기 때문에 대충 4만원 전후로 월 비용이 나간다. 절대 지출 비용 자체가 확 올라간단 의미다. 1회성으로 끝나지도 않으니…

ChatGPT Business 1+1 프로모션은 국가별 제한이 매우 강하게 걸려있었다. VPN을 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카드 청구서에 넣는 주소가 문제다. 실제 이로 인해 문제를 겪은 사례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폰 번호 인증과 카드 결제를 넣어야 한다. 한국에 있음에도 다른 국가 프로모션을 위해 VPN을 썼다가 카드 결제와 폰 번호 인증에서 막히기 일쑤였다.

거기다 링크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니 불과 이틀만에 닫혔다. 한국만 그런게 아니다. 다른 국가의 프로모션 링크도 실제 접하게 되는 공개시점부터 하루 정도면 모두 프로모션 종료로 닫혔다. 즉, 한국에서 쓸 수 있는 프로모션 링크가 공개된다면, 정말 구하기 힘든 유니크한 프로모션이란 의미다. 다시 구할 수도 없다. 기약이 없으니까.

그냥 둘이서 N빵해서 쓰면, 대충 12.5달러씩 나눠 내는 방법이 있다. 물론 환전 수수료와 부가세는 별도다.

이번엔 정말 짧게 고민하고, 워크스페이스 2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수시로 토큰이 바닥날 때마다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곡소리 내던 지인에게 워크스페이스 1개를 넘겼다. (그 지인은 곡소리 내는 것과 달리 왜 이런 프로모션은 매달리지 않는 건지, 내 관념으론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두세달 잘 쓰고 있었는데, 얼마전 넘겨준 지인에게서 받은 메시지는 더 충격을 줬다. 본인이 사용하기엔 토큰량이 너무 적어서, 개인 계정으로 더 상위 요금제를 결제하로 해서 워크스페이스를 구독취소 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ChatGPT Business 1+1 프로모션은 구독 취소하면 다시 프로모션을 살릴 수 없다는 안내가 계속 여기저기 떠있었다. 재가입도 못하고 다시 얻을 수도 없는 프로모션인데, 하물며 본인이 안 쓰면 다른 이에게 넘겨도 되는데, 본인이 스스로 구하지 않았으니 이게 얼마나 구하기 힘든 혜택인지 아무런 계산을 못했던 걸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하기까지 며칠 걸린 듯 하다. 당시, 왜 자기한텐 안 주고 남한테 주느냐며 아쉬워하던 지인도 여럿 있었다. 하다못해 비즈니스 계정에도 프리미엄 시트 기능이 추가 됐으므로, 상위 요금제가 필요했다면 그걸 유지한 채 프리미엄 시트를 쓰면 되는데, 왜 구독 취소를 했던걸까? ChatGPT 채팅창에 그대로 그 상황에 대해 한마디 질문만 넣었어도 알아서 계산하고 답변을 줬을텐데, 왜 안 그랬던걸까?

이게 뭐라고, 사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게 될까? 그만큼 구하기 힘든 프로모션이다. 다시 보게 된다면, 할까 말까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워크스페이스 몇개를 더 만들어둘까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게 결론이다.

클로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내 관심사 모델 3대장 중 나머지 하나인 클로드가 10월 6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조건이 까다로운 듯하지만, 뭔가 느슨한 느낌도 든다. 최소 요건은 아래 두가지였다.

  • 2년 이내에 외부 투자를 받았거나, 설립한지 5년 이내. VC 투자가 아니어도 됨.
  • 독립적인 도메인으로 회사 웹사이트가 있으면서, 연결된 이메일이 있어야 함.

이외에도 클로드를 써서 어떤 것을 만들 것인지, 클로드의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500자 이내로 어필해야 한다.

이게, 흔히 말해 카쫀쿠나 ChatGPT Business 1+1 프로모션처럼 활활 타올랐다. 공개한지 48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종료 공지가 올라왔다.

종료 공지 내용 골자는, “기존에 이미 혜택을 얻은 경우에는 그대로 유지하며, 아직 혜택을 얻지 않은 곳만 재심사하겠다”라는 것이다. 즉, 공지가 뜨자마자 바로 신청해서 혜택 얻어 바로 적용한 곳은 종료 공지와 무관히 계속 쓸 수 있단 의미다. 카쫀쿠 때와 똑같다. 해야 했던 고민은 지원을 할까 말까가 아니라, 조건을 충족한 지원서를 몇 세트 넣을 것인가였다.

심사폼에 들어가보니, 사업자등록증을 첨부하는 메뉴도 없었다. 안 될 때 안 되더라도, 유휴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었다면 최대한 조건에 맞춰서 지원했어야 한단 의미다.

도메인 1개를 무료로 쓸 수 있는 혜택이 내게 있어서, 그 혜택을 썼다. 이메일도 세팅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가상의 회사를 가짜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인의 회사가 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지인 회사는 노션 페이지로 회사 홈페이지를 대충 만들어 둔 상태였고, 다양한 AI를 적극 써보고 싶어했지만 선뜻 확실한 효과를 알기 전에는 모두 가입해서 쓰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재심사 방법은 그냥 새로 폼을 작성하는 것 밖에 없다.

종료 공지가 올라오기 불과 30분 전에, 도메인과 이메일을 세팅하고 있었다. 종료 공지가 올라온 시점에는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었고, 지원서를 제출후 AI로 노션 페이지를 홈페이지로 전환을 완료한 후에야 저 공지가 올라왔음을 봤다. 그 순간 허무함이란…

그래도 뭔가 뒤에서 돌고 돌아, 심사 결과는 왔다. 탈락이었다. 그런데 SNS에는 개인 블로그로 넣었는데 통과해서 얻은 사례부터, 가지고 있는 도메인 5개를 모두 지원해서 통과한 사례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도 이 블로그로 지원서를 넣어볼 걸 그랬나? 일단 가용한 자원은 모조리 써서 지원했었어야 했는데, 왜 안 그랬을까 싶은 생각만 남는다.

번외: 깜짝 프로모션

디즈니플러스

특별히 볼 것이 있냐 없냐를 따지기 전에, 프로모션이 항상 있으냐를 따지는 기준에선 디즈니플러스 프로모션도 은근 쏠쏠하다. 2년전인가? 3년전인가? 작년에도 있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추석을 앞 둔 과거에도 한번 있었다. 한번에 1년치 비용을 내긴 하지만, 확실히 단순 결제 기준으로 1년에 59400원은 개인이 쓰기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마지막인지는 확신이 없다.

자주 교류하는 후배와 디즈니플러스를 같이 보고 있었다. 언젠가 했던 이야기로 본인도 이벤트로 얻은 혜택이고 12월 정도까지 쓸 수 있다는 계산이 있어서, 이번 프로모션은 그냥 넘겨도 되겠다고 결론을 냈다. 그런데, 10월 2일에 결제가 끝나서 닫혔다. 이틀차이이다. 이벤트 혜택을 역산해보니 10월 2일까지가 맞았다는 답변이 왔다.

뭐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에, 다시 프로모션이 뜨기를 기다리면 되긴한다. 그런데 한번 검토할 때 역산만 한번 더 잘 해봤더라면 어땠을까. 그냥 내가 결제하고 기다릴걸 그랬나 싶은 여운만 남는다.

이마트-삼성카드 M3 맥북프로 할인 프로모션

맥북프로는 이미 M5 제품이 즐비한 상황이라, 사실 M3 맥북프로는 CPU만 봤을 땐 2세대 이전 모델이다. 거기다 맥미니는 어느덧 M6까지 쓰고 있으니, 새 제품을 구매한다면 M3는 고려 대상에 들어오지 못할 모델이다. 그런데 할인 금액이 50%쯤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양별로 어느 가격이면 만족하려나?

SNS를 타고, 무지성 구매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올라왔다.

만약 내가 이걸 산다면 어느 모델을 골랐을까? 램 8GB는 안 골랐을 것 같고, 36G는 200만원이 넘으니 안 골랐을 것 같다. 다만 정말 산다고 하면 이 이상 디테일한 고민은 사치였을테다. 어차피 사러간 곳에 재고가 있는 모델중에 골라야 하니까.

재밌는 사실은 비슷한 프로모션이 2026년 5월에도 있었단 점이다. 그땐 40% 할인이었다.

무지성 실행을 위해선 평소에 계속 계산을 해야 한다

결국 돈을 써야 하는 문제다. 정말 절실하게 당장 필요했다면, 이미 지금 돈을 직접 내면서 쓰고 있었을테다. 직접 돈을 내고 쓰고 있었다면, 프로모션 구매나 신청은 가격 비교 고민만 거치면 된다. 각을 재며, 비교하고 기다리던 상황이 문제인거다.

평소에 계속 계산을 해야 한다. 아니면, 프로모션을 포기하고 그냥 정가로 써야 한다. AI는 어차피 계속 모델이 바뀌고 요금제가 바뀌고 제공 기능이 바뀐다. 포기하고 계속 지출을 얹으려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든 추적해서 따라가며 판단을 해야 한다.

구글 원 AI Pro를 학생 플랜을 넣고 나서 확실히 편해진 게 있다. 기업용에서만 머물렀으면 계속 못쓰고 넘어가야 했을 안티그래비티나 제미나이 스파크 같은 걸 실제 효용을 모른 채 그냥 지나갔을테다. (마침 이 글을 쓰는 지금 기업용 웹 제미나이에 드디어 제미나이 3.8이 들어왔다. 몇달만인가! 개인 계정에선 진작 쓰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직 기업용에 제미나이 스파크는 안 들어왔구나.)

과거에도 그랬지만, 계속 모니터링 대상이 늘어가는 것도 스트레스다. 계산과 판단을 포기하지 말고 미련을 포기해야 한다. 결국 모니터링 대상이 늘어간다는건 그만큼 미련이 많다는 의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