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병에 넣은 벌크형 인스턴트 커피가 사라지고 있다. 그나마 맥심이나 네스카페 브랜드로 병에 든 커피를 볼 수 있긴하지만, 그조차도 큰 용량은 거의 보기 힘들어졌다. 100g 전후 사이즈만 거의 남아있는 듯. 혹시나 카누 인스턴트는 병에 넣어서 벌크형으로 판매하지 않을까 기대도 했다. 그런데 워낙 포 형태 인스턴트로만 다들 제품이 나와서 그저 아쉬울 뿐이다.
아쉬움과 함께 맥심 디카페인 인스턴트 병 커피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던 중에, 추천 상품으로 맥널티 인스턴트가 나왔다. 병 커피다. 병에 든 것만으로도 반가우니, 어찌 맛을 안 볼 수 있겠는가! 거기다 무려 종류도 3종류다. 진심을 다해 맛을 보자.

맥널티 에스프레소
- 제조사 노트: 인도네시아 커피 100%, 쌉싸름한 커피의 풍미와 고소하면서 잘 잡혀있는 균형감이 매력적인 커피
카누 인스턴트와 완전히 비교되는 맛이다. 혹시 이 에스프레소에 가향을 하면 나머지 2종이 될까? 분명히 특색 있는 맛이다. 카누, 맥심, 일리, 이디야 등등 다른 인스턴트와는 확연히 다른 향이 확 치고 올라온다.
- 묘인봉 노트: 중립
- 기본 카누 인스턴트보다 산미는 약하고 쓴맛은 강함. 산미가 있는데 쓴 맛에 묻힘.
- 아이스에서는 쓴맛보다 산미와 아로마가 더 느껴짐.
맥널티 헤이즐넛
- 제조사 노트: 인도네시아 커피 100%, 깊고 진한 아메리카노에 달콤 고소한 헤이즐넛 향을 블렌딩.
작년인가? 뜬금없이 유튜브에 가향 커피 관련 이야기가 잠깐 터져나왔었다. 커피 자체에 가향 가공방식으로 인위적인 향을 첨가하는 형태가 좋은가 나쁜가가 주제였다. 이미 네스프레소 캡슐에서 가향 형태 캡슐을 먹어봤던 나로서는,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지기도 하고 폭넓은 향을 맛볼 수 있으니 환영할 일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커피에서 헤이즐넛은 좋고 나쁨 자체를 따지지 않는 그냥 공식 같은 가향 커피다. 정말 커피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헤이즐넛 커피라는 품종이 따로 있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 그런 헤이즐넛이다.
- 묘인봉 노트: 중립
- 맥널티 헤이즐넛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린 향과 상당히 비슷함. 그런데 내린 것보다 차라리 이게 좀 더 깔끔하고 좋음. 헤이즐넛향도 쓴 커피 향도 적당히 잘 나옴. 핸드드립 스킬이나 레시피를 내가 잘못 잡았던 걸까. 그냥 헤이즐넛은 핸드드립보다 인스턴트로 먹자.
맥널티 아이리쉬크림
- 제조사 노트: 인도네시아 커피 100%, 진한 아메리카노에 위스키향과 부드러운 크림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커피.
정말 기대 만빵이었다. 이름과 설명만으로 커피에 위스키향이라니! 왠지 엄청 어울린다 싶은데, 언밸런스하게 크림향이 난다니? 이거 너무 기대되는 설명이지 않은가.
- 묘인봉 노트: 중립
- 독특한 가향. 처음 들이킬 땐 기본 에스프레소에 향에 크림 같은 향이 올라옴. 맛은 더 씁쓸하게 올라옴. 씁쓸한 부분에서 오크통향? 나무향? 느낌이 남. 이 부분이 위스키스러운 부분인듯. 남들이 우디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별개로 기본 에스프레소랑 잘 엮여서 위스키 느낌 뒤로 크림
- 초반에 향으로 크림을 넣었다가 중반에 맛에서 위스키를 부은 후, 끝에 입에 남은 잔향과 목넘김은 크림같은 미끌거림이 있음.
완전 별미 시리즈
종종 별 생각 없이 무슨 원두를 고를지 고민하기 귀찮을 때, 돌아가면서 마시는 중이다. 이게 정말 다른 커피들이 내지 않는 확실한 차별적인 방향감이 있는 맛과 향이라, 별미로 즐기기에 너무 좋다.
헤이즐넛과 아이리쉬크림은 따뜻하게 먹을 때와 아이스로 먹을 땐 전체적으로 향이 퍼져 올라오는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나는 주로 따뜻하게 먹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