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유심 무상교체 공지가 떴다. 작년에 대한민국 통신사 모두를 휘저은 보안 이슈 여파였다. 나는 폰 회선이 2개라, 작년에 SKT 유심 교체를 이미 겪었다. 예약하고 찾아가서, 새 유심으로 교체받는 시간 자체는 10여분 남짓 걸렸다. 앞 사람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 더 길었던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번 LG유플러스 유심 교체도 초기에 사람이 몰릴 것 같단 생각에, 급하지 않으니 조금 여유를 두고 교체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 달이 넘은 오늘 교체를 하기로 마음먹고 매장 방문 예약을 했다.

(지금 이 글을 정리하다 보니 내용이 다시 보인다. 안내가 '유심 교체'가 아니었구나. '유심 업데이트 또는 교체' 였구나.)
유심 교체 방법은 3가지
유모바일 고객센터 팝업을 눌러서 들어가면, 유심 교체 방법은 총 3가지가 뜬다.
온라인 간편 업데이트
애초에 알뜰폰 사용자기 때문에, LG U+에서 출시한 단말기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통신망이 LG 유플러스인 건 맞지만, 난 애초에 자급제 폰이기도 하고, 알뜰폰 샵에서 구매한 단말기가 LG U+에서 출시했다고 할 수 있는 건지도 명확히 설명이 어렵지 않은가.

유심/이심 셀프 교체
셀프 교체를 누르면, 현재 사용중인 유심 번호를 넣어야 한다. 거기가 막힌다. 안드로이드 보안 탓인지 요즘은 유심을 물리적으로 뽑아야만 유심 번호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노심에 적힌 유심 번호 정말 보기 힘들다. 희미하다. 폰트도 작고 연하고... 그래서 포기했다.

매장 방문 예약
모든 매장이 다 뜰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다. 하물며 지금은 어지간히 대부분 여유롭게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각에 예약된다. 하다못해 당일 예약도 된다. 결국 위 2개를 못하면 매장 방문 말곤 선택지가 없다.

폰에서 유심을 빼지 않으면 유심 번호를 확인할 수 없다
이 역시 보안 관련 영향일까? 인터넷에 있는 유심 번호 조회 방법을 아무리 써도 유심 번호가 조회되지 않는다. 유심 번호인 척 뜨는 조회 숫자도 사실 유심 번호가 아니었다. 이래서는 셀프 교체가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런데 폰에서 유심을 빼는 행위 자체가 너무 번거롭고 귀찮다. 어차피 셀프 교체하다가 문제 생기면 매장에 방문해야 할 테니, 한 번에 매장 방문해서 혹시라도 불상사가 생긴다면 깔끔하게 원스탑 처리하도록 방문 예약을 걸었다.
예약하면서 보니, 대리점과 직영점 구분 없이 다 되는 것으로 조회도 뜨고 안내도 나오니 큰 걱정 없이 가장 가까운 대리점을 골랐다. 사실 대리점과 직영점 구분도 잘 안 돼서 그냥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매장에선 불편한 경험이 시작됐다
예약 시간에 맞춰 매장에 들어갔다. 유심 교체 예약을 했다고 알리며, 폰번호와 신상정보를 전해줬다. 그리고 처음 얻은 답변이었던, "알뜰이시네요."까진 평온했다. 폰에서 유심을 빼고, 뭔가를 조회하는 순간마다 호객 행위가 시작됐다. 알뜰에서 유플러스로 지금 옮겨오시면 뭐가 좋다는 둥, 집에 인터넷은 뭐 쓰냐는 둥, 가족 결합은 어떻게 돼 있느냐는 둥. 그냥 유심 교체만 빠르게 하고 끝내고 싶은데, 유심 교체는 안 하고 이런저런 홍보 멘트를 계속 들어야 했다.
실질적 문제는 이다음에 시작됐다. 나는 새 유심으로 교체 받을 거로 생각했으나, 기존 유심을 유심 변조기에 넣고 그걸로 재시도하는 프로세스였다. 뭐든 인식만 잘 되면 된다. 문제는 인식이 안 됐다는 거다. 폰 재부팅을 몇 번 했던가. 최소 10번은 넘었던 것 같다. 왜 안 될까? 통신사 전파 검색에서도 유플러스가 나오고, 긴급 통화는 가능하다고 뜬다. 그런데 정작 모바일 네트워크가 안 터진다. 유심 변조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냥 새 유심으로 교체는 못 해주는걸까? 매장 직원 2명과 나는 그냥 무한히 폰을 재부팅하면서 이게 왜 안 되느냐란 이야기만 서로 반복했다.
안 하길 바랐던 그 말을 결국 들었다. "그냥 지금 유플러스로 바로 번호이동 하시면, 이런 거 다 바로 해결되는데...". 그게 해결책일까? 그러던 중 다른 손님 몇 분이 오갔다. 그분들 중 두어 분의 이야기를 살짝 엿들어 보니, 유심 교체하면서 알뜰이었는데 유플러스로 이번에 옮겼다는 이야기였다. 알뜰이 이럴 때 힘들다는 둥, 귀찮다는 둥. 혹시, 여긴 유심 교체를 빌미로 본인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홍보 작업을 치는 곳일까?
1시간 정도 무한이 폰 재부팅만 하고, 전산 화면에 인식 안 뜬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내가 꿈쩍도 하지 않으니, 돌아온 말은 시간이 된다면 직영점에 가서 교체하면 된다고... 처음에 안 됐을 때부터 그 말을 해줬더라면 바로 갔었지 않았을까. 딱히 소리를 높인다거나 쓴소리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LG 유플러스 직영점은 어디일까
매장 직원에게 직영점 위치를 물으니 적당히 근처엔 없었다. 대중교통으로 15분~20분 정도 이동해야만 가는 곳이었다. 정말 거기밖에 없나? 이젠 매장 직원이 해주는 이야기는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기에, 그냥 매장을 나와서 직접 다시 찾기로 했다.
문제는 지금 모바일 네트워크가 안 되니, 온라인 검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마침 노트북을 들고 있었고, 근처 벤치에 앉아서 검색할 수 있는 공용 와이파이를 모조리 뒤졌다. (올리브영 감사합니다.)

LG 유플러스 매장 찾기에서 '직영점'과 '대리점'을 한 번에 필터링할 방법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어디가 직영점이고 어디가 대리점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각 매장 소개 홈페이지로 따로따로 들어가서 소개 설명에 적힌 텍스트만으로 구분하기도 불안하다. 그나마 '통화내역열람'과 '명의도용 접수'를 받아주는 곳이 그나마 직영점에서 받는 업무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걸로 구분했다. 그래도 혹시나 싶으니 소개 홈페이지에서 '직영점'이란 단어가 있는지는 꼭 확인해봐야 했다. 매장 겉모습으론 정말 구분이 잘되지 않는다.

가볍게 끝내고자 한 유심 교체가, 부디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불상사로 돌아왔다. 결국 직영점을 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
직영점에선 순차적으로 깔끔하게 해결됐다
도착한 직영점에선 이미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다른 손님이 있었다. 뭔가 불만에 가득 차서 해지하라며, 위약금이 왜 나오냐며, 이러쿵저러쿵. 매장 입구를 열지도 않았는데 소리가 들렸다. 왠지 그분으로 인해 내 대기열이 꽤 밀리겠단 겁이 났다. 먼저 와있던 고객 몇몇 응대가 끝나기까지 10~20분 걸렸나? 내 차례가 왔다.
매장에 방문해서 겪은 유심 장애만 먼저 설명했다. 굳이 다른 이야기는 필요 없으니까. 그리고 내 폰과 신분증을 건네고 하나둘 점검을 시작했다. 내가 의심했던 단말기 등록부터 다시 했다. 하필 내 폰은 POCO X6 Pro다. 국내 정식 판매 버전인 건 맞지만, 메이저도 아니고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 기종이다. 하지만 내 손엔 매우 잘 익어있는 기종. 직원이 기기 안에서 정보 조회를 위해 헤매고 다닐 뻔한 메뉴는 내가 다 찾아준다. 직원이 무슨 값을 찾으려는지 이미 알고 있으니, 이미 메모장에 다 정리가 돼 있기도 했고. 직원은 내가 접근할 수 없는 LG 유플러스 전산망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했다.
사실 여기선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전산망에 기기 모델을 새로 등록해도 전파가 터지지 않으니, 곧바로 새 유심을 꺼냈다. 그리고 직원이 본인 폰으로 내 폰에 전화를 걸자 벨소리가 울린다. 10분? 걸렸나? SKT 유심 교체했던 때와 비슷한 소요 시간이다. 비슷한 경험이다. 그냥 간단한 교체였다.
그냥 이렇게 간단한 일이, 매장에선 왜 그렇게 힘든 거였을까? 유심 업데이트한 단말기가 정말 유심 업데이트를 한 게 맞을까? 일부러 유심을 뻑내는 설정을 넣었던 게 아닐까? 의심만 계속 생긴다. 내가 그 장비 설정을 못 보는 이상, 확증은 없으니 더 이상의 확대 해석은 말아야겠지.
똑같은 유모바일을 쓰는 지인에게 바로 연락했다
직영점을 나서자마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줬다. 그냥 지인도 매장 예약할 때 한 번에 직영점으로 가시라고. 그런데 직영점 찾는 게 좀 번거로우니, 여의도 가시는 타이밍이 있으시면 한 번에 여의도 LG 트윈타워 직영점에 가시라고 했다. 직영점 검색하다 보면, 다른 직영점은 토요일 영업을 하는 걸로 나온다. 그런데 여의도 LG 트윈타워 직영점은 정확히 평일만 영업한다. 그것도 정확히 일반 직장인 출퇴근 시간 이내만.
집에 돌아와 다른 통신사 직영점도 찾아보니, 은근 직영점 수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은행이 지점을 줄이듯이, 통신사는 직영점 수를 줄여왔을까? 아무튼 알뜰이라서 불편하고 힘든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방문한 매장이 이상했던 거로 생각한다. 결국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아니겠는가. 다만, 알뜰폰 유심 교체도 모든 LG유플러스 매장에서 대응해준다는 안내글에도 허풍이 너무 강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내 SNS에 남긴 유심 교체 간략 정리
엘지 유모바일을 쓰고 있다. 한 달 전쯤, 유심 무상 교체 안내가 나왔고, 이제 급한 대기열을 끝났겠지 싶어서 집 가까운 매장으로 교체 예약을 했다.
SKT 경험에 비추어, 그냥 새 유심을 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방문한 매장에서는 기존 유심을 업데이트하고 그대로 쓰는 걸 가이드로 잡고 있는 듯했다.
물론 이 작업 하는 동안 호객 행위 당해줘야 하는 건 기본 옵션이었다.
유심을 다시 꽂았다. 재부팅을 10번을 넘게 해도 통신망 인식이 안 된다. 서로 그 자리에서 1시간 동안 계속 헛바퀴만 돌리던 중, 매장 직원은 이거 이대로 그냥 유플러스로 번호이동 하시면 저희가 바로 대응해 드릴 텐데 라는 말을 자꾸 한다. 여기서 싸워봐야 답은 없으니 침착하게 다음 대응을 물었다. 직영점으로 가라고 그런다.
언젠가 유플러스 직영점 검색을 했던 기억에는, 직영점만 찾는 옵션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데이터 통신이 안 되니, 힘들게 여차저차 직영점 찾고 주소 찾고 이동.
직영점에서 쓸데없는 노이즈는 줄이고, 유심 교체하던 중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교체를 했는데 통신 인식이 안 되더라고만 전달했다. 직영점 직원과 이제 파티를 맺고 동시에 이 보스몹을 공략해야 한다.
IMEI, 모델명, 일련번호 등등 직원이 익숙지 않을 포코폰 UI는 내가 바로바로 찾아줬다. 직원은 내가 접속할 수 없는 유플러스 전산망을 지배한다.
둘이서 뚜까뚜까 후두룩 했으나, 1차전은 실패했다. 종이컵에 물을 받고 기도를 시작했다. 2차전 물리 유심 교체 시작.
그리고 직원은 자기 폰으로 내 폰에 전화를 걸었다. 벨소리가 울린다.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우리는 찐한 하이파이브와 함께 공략을 마쳤다.
여러분, 유플러스 유모바일 유심 교체는 직영점 가서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