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계정 혜택을 찾던 중, 제미나이 학생 할인이 등장했다

학생 계정을 활용하면 드넓은 자유를 만끽하던 시절이 있었다.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를 용량 걱정없이 넉넉하게 쓸 수 있었고, MS 오피스를 편하게 쓸 수 있었고, 깃허브 무료에서 겪는 리밋을 해제하고 쓸 수 있었고, 깃허브 코파일럿에서 상위 모델을 선택해서 쓸 수 있었고, 노션 블록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었다. 윈도우 11 에듀케이션 라이선스를 얻는다거나, 어도비를 학생 할인해서 쓸 수 있었고, 인텔리제이 패키지를 받아서 쓸 수 있었다.

학생 계정 활용 범위가 줄었다

학교별로 정책이 다르겠지만, 내가 쓰는 학생 계정에서는 구글과 MS가 라이선스 정책을 빡빡하게 바꿨다. 구글 드라이브와 원드라이브를 사실상 못쓰게 됐고, MS 오피스는 웹용만 쓸 수 있게 됐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한달에 200크레딧만 쓸 수 있으며, 모델 선택권도 없고 auto로만 고정해서 써야 한다. 윈도우 11 에듀케이션 라이선스는 이제 얻을 수 없게 됐고, 어도비 학생 할인은 최초 1년만 할인 적용한다는 정책이 추가됐다. 그나마 인텔리제이 패키지나 노션은 그대로 유지중이지만, 내가 그 둘을 쓰지 않는다.

무료에서 쓰는 기본 제공량이 변하고 있었다

특히 깃허브는 어느샌가 무료 사용자와 유료 사용자 사이 갭이 상당히 줄었다. 무료에서도 프라이빗 레파지토리를 제한 없이 생성해서 쓸 수 있다. 깃허브 액션이나 코드 스페이스 제공량은 차이가 있긴하지만, 사실상 의미가 그리 크지 않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나마 깃허브 패키지 저장공간이나 패키지 데이터 전송량 차이가 있긴하지만, 정말로 소스 관리용으로만 쓴다면 사실 무의미한 차이다. 즉, 깃허브 코파일럿 사용 제한 차이만이 유의미한 차이였다.

학생 계정에도 나름 심화 등급이 있다

학교 도메인을 활용하는 학생 계정은 몇가지 특징이 있고, 그걸로 심화 등급을 나눌 수 있다. 이메일 주소만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차이지만, 서비스에서 학생 혜택 활성화할 때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학생인가? 재학생인가? 재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가?

ac.kr로 끝나는 한국에 있는 대학교 도메인 계정은 학생이 아니더라도, 교수진이나 교직원도 사용한다. 그래서 종종 학생과 직원을 구분하기 위해 .edu 도메인을 별도로 구분해서 제공하는 대학교도 있다. 독특하게 나는 대학교 2곳 계정을 쓴다. 하나는 졸업생 신분이고, 하나는 재학생 신분이다.

교육 스토어

단순히 이메일 자체만으로는 재학생인지 졸업생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 통상 학생 계정이라고 말하는 이메일은 그냥 학교 도메인 계정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만 구분한다. 졸업생은 고사하고, 학생과 교직원 조차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메일 소유 인증만으로 학생 할인을 받는 삼성 스토어, 애플 스토어, 레노버 스토어 등은 학생이 아닌 교직원도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즉, 교육계 종사자 및 학생을 위한 ‘교육 스토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구분이라 할 수 있다.

재학생 인증

학교가 학교 이메일 계정 연동 서비스에 주기적으로 재학생 구분값을 계속 업데이트해서 주고 있다면, 이메일 계정 연동 서비스에서 재학생 유무를 간소화해서 체크할 수 있을테다. 유니데이즈나 SheerID가 각 학교에서 데이터를 제공받는지까진 찾아보진 않았다. 무턱대고 전교생 리스트를 다 제공할만큼 쓸모가 큰 서비스가 아니라면, 굳이 데이터 제공까진 하지 않을테니, 유니데이즈나 SheerID는 그냥 이메일 연동 기능만 제공한다고 보는 것이 좀 더 맞을 듯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교 도메인을 계속 추적해서 업데이트하는 자체도 엄청나게 큰 일이지 않은가.

깃허브는 확실하게 재학생이 교육 용도로만 쓸 수 있게 제한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맨 처음 깃허브에서 학생 플랜 베네핏을 얻었던 때에는 학교 이메일 주소만 인증해도 쓸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소 학생증 사진을 등록해서 심사해야 한다고 뜨더니, 얼마전에는 영문 재학증명서 서류를 발급받아서 심사 등록을 해야만 통과가 됐다. 재학생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심사를 거쳐야만 혜택을 얻도록 상당히 허들을 높였다.

내가 모든 학생 혜택을 쓰진 않지만, 로그인 찍먹이라도 해본 다른 서비스에서 이정도로 강력하게 심사하는 서비스는 깃허브말곤 못봤다. 차라리 국가 제한을 하면 했지, 재학생 인증이라니?

국가별 차등 적용

스포티파이에는 학생 할인 플랜이 있다. 그런데 그건 미국에서만 쓸 수 있다.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국가 제한이 아니다. 학교 이메일이 미국에 있는 학교의 이메일이어야 한다.

작년인가 제미나이 1년 구독 학생 할인이 있었다. 이때는 사람마다 편차가 컸다. 최종 사용 국가 제한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학생 할인을 적용받기 위해 진입하는 경로가 미국으로 한정돼 있었다. 당시 내 주변에 애초에 미국 사용 용도로 개설한 지메일 계정으로 인증받아서 쓴 사람이 있었고, VPN까지 써가면서 미국에서 접속해서 할인받는 형태로 도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난 그때 제미나이 학생 할인은 포기했었다.

국가 제한을 걸어둔 채 학생 인증하는 과정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가입처, 인증처, 사용처, 결제카드 발급 국가 등등 엮이는 허들이 이렇게 많아서는 매끄럽게 퍼널 구조를 타기가 어렵다.

그런데 지금 제미나이 학생 할인 플랜이 나왔다

무려 선택지가 2가지다. 1년을 무료로 쓰면서 Google AI Plus를 쓸 것인가, 최대 4년을 할인 받아서 Google AI Pro를 쓸 것인가. 한국에서도 쓸 수 있게 열렸기에 딱히 VPN이나 미국 계정 등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른 프로모션들처럼 스팟성일까? 곧 닫힐까? 모르겠다. 일단 지금 열려있고, 쓰겠다면 지금 바로 그냥 고민없이 결제해야 한다. 닫히고 나서 다시 열리는 걸 기대하는 건, 너무 희망고문이다.

내 눈에 Plus는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Pro만 보인다.

Plus와 Pro의 결정적 차이를 다들 어떻게 생각할까? 스토리지 용량? 노트북 사용량 제한? 나는 이 두 요금제의 결정적 차이로 ‘안티그래비티’를 꼽는다. Plus는 사실상 안티그래비티를 기본형으로 쓰는 요금제고, Pro는 확실히 체감 할당량이 큰 요금제다.

이미 학생 이메일로 쓰는 제미나이는 교육용으로 제공하는 Pro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문제는 학생 이메일로는 웹 제미나이나 제미나이 노트북은 Pro급으로 쓸 수 있지만, 안티그래비티는 못쓴다. 기업용도 그렇지만, 교육 이메일도 결국 사내 시스템과 GCP를 연동해서 API 종량제 방식으로 쓰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학교 전산 담당 부처가 열어주지 않는다. 종량제니까 열어주기 얼마나 겁날까.

그래서 나는 Pro 요금제로 안티그래비티를 챙겨야 의미가 있다는 계산을 했고, 하루 이틀 고민후에 바로 결제했다. 구글 드라이브 5테라도 엄청 행복한 용량이지만, 저건 엄청난 락인을 가져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용도는 차차 생각하기로 했다.

결제 과정 자체는 간단했다. 개인 지메일로 로그인한 상태에서 구독 누른 후, SheerID로 재학생 상태인 학교 이메일로 인증받고 카드 번호 넣고 끝이었다. SNS에는 졸업생이 학교 이메일로도 가입했다는 후기가 있기도 하니, 졸업한 사람들도 학교 이메일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봄직하지 않은가 싶긴하다.

그리고, 꿀 같은 가족 공유도 되니까, 이건 덤으로!

그래도 매학기 수업료는 계속 내는 중이다

깃허브에서 준 교훈은, 이왕 가지고 있을 학교 이메일이라면 재학생 신분까지 유지하면 베스트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의도를 했든 안 했든 매 학기 수업료를 내면서 재학생 신분을 유지중이다. 어차피 졸업생 상태인 학교 이메일도 하나 있으니, 이왕이면 구분해서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분명한 건, 결국 유지비도 나가면서 혜택을 보는 자체도 또 하나의 소비가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학생에게 무료로만 제공하던 혜택이 이제는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 깃허브 스튜던트 팩 페이지에 나온 서비스를 살펴보면, 대부분 학생 할인 플랜으로 귀결된다. 퍼플렉시티도 학생 할인 플랜이 있지, 무료 제공을 하진 않는다.

안 그래도 요 며칠, 깃허브 학생 플랜으로 얻은 혜택 중에 도저히 내가 실생활에서 쓰는 것이 없어서, 뭔가 쓸 틈이 없는가 한참 고민하던 중이었다. 거기다 다음달이면, 무료 이벤트로 사용하던 제미나이 Pro가 종료 예정이라, 안티그래비티를 쓰기 위해 쿄세라 강의를 또 신청해야 하는가 고민도 하던 중이었다.

고민하나는 털어냈으니, 다시 깃허브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