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있는 곳이다. 참 오래전부터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난 단순히 로스팅 공장으로 운영하시는줄로만 알았다. 거기다 나는 주로 네이버 지도를 쓰는데, 네이버 지도에는 카페로도 등록을 해두지 않으셨다. 지금보니 카카오맵엔 카페로 등록이 돼 있긴한데, 내가 카카오맵을 안 쓰니.
커피둘세는 안에 따로 마시고 갈만한 좌석이 준비된 곳은 아니다. 딱 들어서면 옆방에 큰 로스팅 기계가 눈에 들어오고, 사장님께서도 로스팅룸에 계시다가 응대하러 나오시는 경우가 꽤 있었다. 어떻게든 싼 원두를 찾으러 온갖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느니, 그냥 집 바로 앞에서 편하게 원두를 바로 구하는 게 훨씬 편하다. 거기다 원두 구매시 커피 1잔은 서비스로 주신다. 이건 언제쯤 바뀌려나.
커피둘세와 나 사이에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물론 사장님은 기억 못하실 수 있다. 사장님께서 말수가 적으시고, 나도 숯기가 있진 않아서 서로 묵묵한 5분으로 거래를 마친다. 이미 내 페북에는 한번 올렸던 글인데, 옮겨본다.
난 시즈널이 기간 한정품이라 생각했는데…
세 달 정도 집 앞에 있는 로스팅샵에서 원두를 샀다. 원두 이름은 시즈널 블렌드다.
여긴, 원두 200g을 사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서비스로 내려주신다.

아무리 집에서 클럭수를 바꾸고, 추출시간이나 양을 바꿔도 딱 이 서비스로 나오는 비매품 한 잔 느낌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맛을 찾았고, 레시피를 찾는다고 한들 시즈널 블렌드니까 시즌이 바뀌면 또 새로 찾아야겠지라며 현재에 만족하는 중이다.
오늘은 사면서 사장님과 가벼운 대화를 했다.
사장님, 시즈널 블렌드에서 시즌 단위는 몇개월인가요?
…
사장님 왈, 그 시즌이 아니고, 계절 과일 맛을 낸다는 의미로 시즈널 블렌드입니다.
…
찾아라 드래곤볼…
그 뒤로 나는 시즈널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커피둘세는 나에게 본격적으로 핸드드립을 내려 먹을 의지를 넣어준 가게다. 반년 넘게 2~3주마다 커피 바닥나면 쪼르르 가서 하나 사오고, 또 하나 사오기를 반복했었다. 시즈널 블렌드에 대한 집착을 진작에 버렸다면, 더 많은 종류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그러고보니 커피둘세에 안 간지 반년쯤 된 것 같다. 그 사이 캡슐 커피도 소화해야 했고, 커피 다양성이란 명분과 핑계로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 않던 다른 원두에도 욕심을 내다보니, 원두 수급처도 다양해졌다. 커피둘세에서 구한 원두는 커피 시음 노트도 남기기 전이있던터라, 그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도 아쉽다.
조만간 지금 있는 캡슐과 원두가 떨어지면, 오랜만에 한번 들러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