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한 망이나 대파 한 단을 사더라도 양과 가격 적절성을 고민하며 산다. 디지털 상품은 더 고민하고, 가격이 비싸면 계속 고민하고, 대체품이 있을 땐 끝없는 고민을 한다. 그리고 그 끝엔 머릿속 한 줄을 떠올린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언제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지금은 유튜브 프리미엄이라 부르지만, 2016년 국내에 처음 론칭했던 이름은 유튜브 레드였다. 유튜브 레드 론칭때엔 유튜브 뮤직이 같이 있지 않았다. 유튜브의 광고 제거가 사실상 메인이었다. 그때도 비슷하게 고민을 꽤 했던 것 같다. 고민을 계속하던 중, 구글 홈 미니를 구매하면 유튜브 레드를 3개월 무료로 쓰게 해주는 프로모션이 등장했다. 비로소 고민을 마치고 구글 홈 미니를 구매하면서 유튜브 레드 구독을 시작했다. 막상 써보니 광고를 보지 않는 자유가 너무 좋았다. 이후 유튜브 뮤직이 추가되고, 가격은 더 올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고 있다. 혹자들은 해외에서 가족 계정으로 구독을 공유하는 기능이 국내엔 들어오지 않는다는 불평을 하지만, 어차피 난 혼자다. 광고를 보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ChatGPT 구독을 시작했던 날
ChatGPT를 구독할 것인지도 최초에는 긴 고민을 했었다. 기록상 2023년 2월 10일부터 국내에서도 구독 결제할 수 있게 열렸었다고 하니, 나는 10개월 정도 고민을 했었나보다. 뭔가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바로 결제했던 기억이 난다. 기록을 찾아보니 2023년 12월에 최초 결제를 했고, 6개월 가량 개인 비용으로 사용하다가 멈췄었다.

아마 ChatGPT 구독을 끊었던 때엔,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를 동시에 쓰던 중이었던 것 같다. 내가 AI를 쓰는 난이도 자체가 딥다이브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뭘 써도 비슷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던 시기였을테다. 제미나이를 계속 쓸 수 있는 상황이라 ‘중복’ 구독 느낌이 강했다. AI끼리 뭐가 더 좋은지를 굳이 구분할 이유가 없는 수준이었으니, 구독 취소도 어느 걸 할 것인가 고민도 했었다. 구독 취소 결정에는 직접 지출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큰 쪽을 골랐다. 성능으로 비교한 것이 아니었다.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시작한 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 프로모션 1년 사용 기간이 아직도 남아있다. 2026년 7월에 종료되니, 이제 곧 끝난다. 퍼플렉시티는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비슷한 시기에 여러 곳에서 제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SKT도 있었고, NH투자증권도 있었고, BC카드 페이북도 있었다. 적당히 날짜 맞춰가며 최대한 받아는 뒀었는데, 본격적으로 내 사용량이 급증했던 시기는 코멧 브라우저 출시 이후였다.
퍼플렉시티는 당시 이벤트와 함께, SNS에서 칭찬일색인 글도 상당히 많이 봤다. 그런데 그때 칭찬했던 분들이 여전히 퍼플렉시티를 쓰고 있는지 혹은 결제해서 사용을 연장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장 내가 관리하는 사이트의 유입 트래픽 추이로도 사용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정작 나는 이벤트로 혜택만 확보한 후, 코멧 브라우저 출시 이후 활성 사용자가 됐다. 대세가 이미 기울어버린 이후일지도 모르겠다. 퍼플렉시티 내부에선 잔존률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장 전체로는 사실상 반짝하고 끝난 느낌도 든다. 전체 평가로는 기업 대상 락인 매출과 사용량을 점유한 것으로 나오지만, 일반 사용자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개인 사용자 기준으로 프로와 맥스 플랜이 있다. 사실 이 플랜과 별도로 크레딧을 추가로 써야 하는 기능이 관건이다. 에이전트 기능 관련으로 ‘Computer’와 ‘Workflows’가 추가 됐고, 어시스턴트 모드와는 확실히 독립된 기능으로 동작한다. 그런데 이 에이전트 기능이 크레딧을 꽤나 많이 소모한다. 맥스 플랜에선 확실히 가격에 상응하는 기본 크레딧을 매월 제공하지만, 프로는 그렇지 않다. 이걸 다른 AI 서비스나 솔루션으로 어떻게 커버하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
프로모션이 끝난 후에 구독을 할지 말지 이미 고민을 시작했다. 무료 사용으로 쓸 수 있는 커버리지가 내 사용 주기와 잘 들어 맞다면 최상이겠지만, 로그아웃 상태로 써보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쓴다면 최소 프로 플랜을 유지해야 막힘 없이 쓸 수 있을테니, 학생 할인을 위한 인증까지 이미 마쳤다. 2주 정도면 고민 정점을 찍고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
깃허브 코파일럿 학생 플랜
재학중인 상태를 인증해야만 쓸 수 있는 혜택이었다. VSCode에 조신하게 붙여서 간간히 쓰면서, 매월 지급되던 크레딧을 절반도 쓰지 못한 채 유지중이었다. 그런데 얼마전 꽤 충격적으로 혜택이 축소됐다.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던 GPT-5-mini는 이제 사라졌고, 사실상 거의 체험용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 있을 때 정말 잘 써야 했는데, 떠난 후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랴.


다행인건, 내가 정말 간간히 썼던 덕분에 크레딧이 모자르진 않다. 에이전트 방식 코딩을 할 일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급히 사이트 모니터링을 하나 걸어봤다. 모니터링 사이트 분석을 마치니, 한달 할당 크레딧 50% 정도가 사라졌다. 그나마도 auto로 한거라 10% 크레딧 디스카운트가 붙었음에도 체감 소모량이 평소 대비 급증했다. 0x의 위엄이 그립다. 그땐 그냥 0x 모델로 고정해놓고 썼던터라 무척 그립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단 생각으로 비상용으로 여겨볼까 한다.
제미나이
주변이나 SNS에서는 할루시네이션이 심하고 별로라고 말들 많지만, 내게는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AI다. IDE툴보다는 웹 채팅형이 내가 AI를 주로 사용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CLI나 IDE가 없던 시기에도 딱히 불편함이 없었다.
개인 계정, 학교 계정, 업무 계정 모두 제미나이를 지원한다. 구글이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기본 탑재 기능으로 넣으면서, 기본 비용을 올렸다. 당시 SNS에선 구글을 질타하는 이들도 많았다. 중복 구독이 싫은 탓 아니었을까 싶지만, 어느덧 구글독스, 구글 스프레드시트, 구글 드라이브 등에 내장된 기능은 상당한 편의를 주고 있다. 노트북LM이나 안티그래비티도 따라왔다.
대신, 구글 원, 구글 워크스페이스, GCP 등 여러 생태계에 엮어서 가끔 계정 설정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건 언제쯤 깔끔하게 정리되려나. 어쨌든 내가 다른 AI 서비스를 중복 구독이라 느끼게 하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AI 서비스다. 하지만 가장 독립적인 요소 특징도 있다. 오픈클로 같은 서드파티 프로그램에 정액제 상품 가입자 인증으로는 사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정액제 플랜 사용자는 구글 생태계 안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이 부분으로 인해 ChatGPT가 자주 다시 그리워지기도 하고, 로컬 모델을 쓰고 싶은 욕심을 내게 만들기도 한다.
웹 제미나이에서 생성한 이미지에 화이트마크가 새겨지는 것도 번거로운 요소 중 하나다. 울트라 플랜을 쓰면 제거할 수 있지만, 그 수준까지 내면서 쓸 일이 아직 없다. 화이트마크 하나 때문에 울트라를 쓰는 건 오버스펙이란 함정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올라마 Ollama
올라마는 오픈클로를 가져놀면서 탐내기 시작한 AI 서비스다. 엄밀히 올라마 로컬이 아니라 올라마 클라우드를 탐내는 중이다. 나는 맥미니, 맥스튜디오, DGX Spark, GTX 그래픽카드 같은 화려한 장비가 없다. Llama나 gemma 같은 로컬 모델도 써보고 싶은 욕심을 가장 싸게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 올라마 클라우드였다. 무료 플랜으로도 적당히 체험해볼 수 있다.
나는 오라클 클라우드 ARM 서버가 있었다. 4코어 24기가램이라 소형 모델은 직접 로컬에 다운로드해서 쓸 수 있었다. 그런데, gemma-3-27b를 오라클 클라우드 로컬 설치하면 ‘Hi’라는 질문에 답 받기까지 한 세월을 보냈어야 했다. 대충 모델 용량이 10GB를 넘는 경우에는 사실상 로컬 호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때 찾은 솔루션이 올라마 클라우드였다. 회원가입하고 무료 플랜으로 쓰는데도, 올라마 클라우드에서 호출하면 거의 즉답이 왔다. 퍼블릭 AI 모델을 쓰지 않아도 될 낮은 수준의 문제는 이걸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 보였다. 한달에 20달러를 내고 프로 플랜을 쓰면, 리밋을 늘리고 사용할 수 있는 모델 자체를 더 다양화할 수 있었다. 충분히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드파티 프로그램을 쓰려한다면, 적절한 솔루션이 될 수 있어 보였다.
다만, 실제 프로 플랜으로 넘어가진 않았다.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는 아직 이 정도로 세분화해서 사용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기회나 계기가 생긴다면 꼭 한번 써보고 싶은 AI 서비스라 생각한다.
클로드
클로드는 그냥 건너뛰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극찬을 하니, 아예 흥미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다시 돌아온 ChatGPT Business 프로모션
2026년 설 연휴였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ChatGPT Plus 1+1’과 ‘ChatGPT Pro’가 29000원에 올라왔고,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나는 카카오톡을 쓰지 않기에, 저걸 사서 쓰는 동안만이라도 잠깐 카카오톡에 가입을 할까 망설이며 고민에 빠졌었다. 남들은 다 ChatGPT Pro를 잔뜩 사던 중이었는데, 내 눈에 들어온건 ChatGPT Plus 1+1이었다. 1인당 5장씩 구매할 수 있으니, 5장을 사면 10개월 가량을 쓴다는 계산이었다. 소식을 듣고 딱 하루 고민하고, 하루만 더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품절로 바뀌었다. 이틀만에 판매문이 닫혔다. 카카오톡을 안 쓰는 내게, 카카오톡 가입이라는 그 자체가 엄청난 허들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나마 1달 무료로 사용하는 프리오퍼 이벤트가 있어서, 그걸로 위안 삼았지만, 그 1달 무료 사용으로 혹시나 재판매를 할까 싶어 ChatGPT에게 모니터링을 시켜놓을 정도로 아쉬웠다. 결정적으로 당시 오픈클로에 붙여서 쓸 때 서비스 이용약관 위반 제한 없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퍼블릭 모델이었고, 그땐 내가 한참 오픈클로로 잘 놀던 시기였다. 1달 무료 프리오퍼가 끝나고서, ChatGPT를 그냥 다시 바로 결제할까 했으나 멈칫한 이유도 결국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미련이 남아서였다.
워낙 반응도 뜨거웠고, 과다구매자 회수 공지도 나왔기에, 설 연휴가 끝나고 회수한 후 다시 재판매하지 않을까란 기대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즉시 회수 조치도 하지 않았고, 재판매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났다.
이틀전 아침, SNS에 ChatGPT Business 할인 프로모션 이야기가 올라왔다. ChatGPT Business는 최소 2인 이상으로만 구독할 수 있고, 연결제시 기본 할인이 붙는다. 이 할인 프로모션은 2인 이상 결제시 1인을 48개월간 무료로 처리해주는 혜택이었다. 고민이 필요한가? 고민은 할지말지가 아니다. 혼자 2개를 다 쓸 것인지, 같이 쓸 사람을 어디서 찾을 건지가 고민인거다. 코덱스를 쓰기 위해 ChatGPT를 쓰는 지인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연락했다.
결제 과정에서 알게 된 건, ChatGPT Business 결제 금액에는 몇몇 눈속임 요소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화면에 나오던 28900원은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았고, 연결제 할인이 적용된 금액이었다. 실제로는 36100원이었고, 부가세를 포함하면 39710원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접속하기 때문에 원화로만 보이지만, 뒷단에선 USD로 역산한 해외 결제가 카드사 네트워크에서 원화로 환전 처리되는 구조였다. 개인용은 국내 원화 전용으로 처리되도록 바뀐 것과 다르기에, 환전 수수료가 더 붙는다. 그렇게 내가 결제한 최종 금액은 2시트 금액과 부가세 이외에도 환전 수수료까지 포함해 41384원이 됐다.

결제 후 접속하니 워크스페이스 이름을 설정하고 같이 쓸 사람 초대하는 순서로 화면이 지나갔다. 세부 메뉴는 개인용으로 쓰던 화면과는 조금 다른 설정이 있어서 살짝 어색하지만, 적응이 어려울 게 있을까. 어려워봐야 그 자체를 ChatGPT에게 물어서 해결하면 된다.
돌고 돌아 ChatGPT
결제 금액 관련해서 지인들과 이야기하며, 프로모션 코드가 더이상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설 연휴 카카오톡 선물하기때처럼 이틀만에 닫혔다. 다른 사람들 구매 후기를 보려고 SNS를 검색해보니, ChatGPT Business는 ChatGPT Plus보다 리밋이 빨리 찬다는 이야기가 보인다. 리밋이 빨리 차더라도, 일단 이번 프로모션은 놓치지 않고 올라탔음에 만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