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무슨 바람이 불었던걸까. Divi 빌더로 설정이 빈약한 부분을 하나 둘 채워보려 했다. 그런데 채우면 채울수록 자꾸 더 어긋나기 시작한다. 왜 일까.
설정 메뉴 위치나 스타일 설정 등은 얼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으나, 에디터 화면에선 반영된 수정 내용이 실제 화면에선 전혀 반영이 안 됐다. 캐시가 문제인지, 다른 플러그인과 충돌이 난건지, 안티그래비티와 구석구석 뒤졌으나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Divi 버전 업데이트 알람은 계속 왔었고, 알람이 쌓일수록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괜한 적응력만 더 요구하고, 잘 반영되지 않는 결과를 볼수록 스트레스만 쌓였다. 결심의 순간이었다.
어차피 간단한 블로그로 쓸 수준이니, 무료 기능만으로도 적당히만 쓸 수 있으면 충분하단 생각이었다. 마침, 블록 테마가 점점 워드프레스 코어 업데이트에 집중돼 있기도 하니, 블록 테마를 기준으로 설정을 체험해볼만한 테마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퍼플렉시티와 함께 Blocksy로 결정했다.
차일드 테마 안에서 이름 바꾼 걸로는 바로 적용되지 않더라
Blocksy 테마를 설치했다. 난 이미 차일드 테마를 쓰고 있으니, 차일드 테마에서 호출하는 부모 테마명만 바꾸면 쨘~! 하고 바뀌길 기대했다. 기존 설정값이 다 Divi에 몰려있어서 그럴테지만, 바뀌지 않았다. 큰 고민하지 않았다. 캐시 비우기 후에 시크릿창에서 열어도 Blocksy로 바뀌지 않은 화면이 떴다. Blocksy 테마 아래에 있는 Activate 버튼을 눌렀다. Blocksy 기본 화면으로 바로 바뀌었고, 다시 차일드 테마로 활성 테마를 변경했다. Blocksy로 바뀐채 유지됐다.
유료 플랜이 있는 테마답게, 여기저기 조금만 구경하다보면 유료 플랜 유도 메시지나 버튼이 있었다. 최초 계획 자체가 크게 상세 설정을 잡지 않고 가볍게 설정할 수 있는 부분만 보자는 의도였으니, 하나하나 누르며 우선 적응하는 게 먼저 필요했다.

워드프레스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Twenty Twenty-Five’ 테마로 적응력을 올린 후에 왔었으면 나았을까? 그건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안티그래비티 IDE에서 SSH 접속으로 서버에 바로 붙었다. 뭔가 막히면 바로 안티그래비티를 써서 수정할 생각이었다. 그럴거면 기본 테마를 쓰는 게 더 나았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냥 부딛혀보자 싶었다.
Blocksy 테마 설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내가 바꾸고 싶은 위치가 어딘지를 찾기보다는 그냥 메뉴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순서대로 눌러서 보이는 자리마다 설정값을 채웠다. 프리셋 컬러, 폰트, 헤더, 푸터 등등 하나씩 내려가다보니 Elementor나 Divi에서 봤던 매우 상세한 수준의 설정 옵션은 거의 없었다. 무료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유료면 다르려나?

분명 세부 설정이 안 되는 건 맞는데, 전체 프리셋을 미리 잡으니 생각보다 자동으로 여기저기 많이 반영됐다. 지금 제일 마음에 드는건, 글자 크기 설정이 구텐베르크 에디터에도 곧바로 적용돼 나온다는 점이다. Divi에서는 이게 뭐냐 싶을 만큼 기본 크기로 나오니 글자가 너무 작았었고, Elementor는 별도 CSS 설정을 넣었어야 했다. Blocksy는 구텐베르크 에디터에서 글자 크기가 BaseText에 넣은 폰트 크기 그대로 나오니, 눈이 참 편해졌다.
다만, 폰트를 바꿔보려고 기본 시스템 폰트를 설치했지만, Blocksy에서는 시스템 폰트로 인식해주지 않는 건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구글 폰트를 바로 로딩하는 기능은 유료라 막혀있으니, 다시 또 어딘가 꽂힘이 생기면 우회해서 쓸 방법을 찾지 않을까. 당장은 차일드 테마 CSS에서 강제로 변경하는 방법은 안 쓰기로 정하고 넘어갔다. 그건 최후에 하기로.
AI 힘을 잠깐 빌리긴 했다
Blocksy에서 기본 설정을 싸악 넣었는데도 화면이 계속 바뀌지 않는 현상이 있었다. 이번엔 미리 접속해둔 안티그래비티의 힘을 빌렸다.

출력 방식 차이로 인한 이 문제는 Blocksy 테마 말고도, Astra나 GeneratePress에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내가 차일드 테마를 바꾸는 과정에서 신규 설치로 바꿨던 건 아니었으니 그로 인해 순차 실행하면서 반영돼야 할 부분이 적용 안 된 탓이 아니었나 추측도 해본다. DB에서 수정한 테이블은 wp-options 테이블이었고, 그 안에서 option_name과 option_value에서 수정했다는 것까지는 다시 물어서 확인했다.
뭔가 속시원한 느낌
각 요소 세부 간격이나 가로 길이 비율에 따른 이미지 사이즈 고정 등을 변경하려면 확실히 커스텀 CSS를 넣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냥 뭐 딱히 특별한 기능이 필요 없는 개인 블로그에선 지금 수준만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알게 모르게 Divi에서 받던 스트레스가, Blocksy에서 뻥 뚤린 느낌이다.
Divi 테마를 Lifetime 라이선스로 사둔 걸 다시 써먹지 못하는 아쉬움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 아쉬움 때문에 괜히 스트레스만 더 받는 것도 문제 아닐까. Divi가 필요했던 순간에 적당히 잘 썼었으니 그 갚어치는 충분히 했었던 걸로 작별하고, Blocksy와 새 만남을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