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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블로그는 인생 3번째 블로그다.

From my x-blogs

싸이월드가 흥했던 시절, 남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즐겼지만, 나는 싸이블로그를 개설했었다. 스냅형 짧은 글이 아닌 적당히 긴 글을 쓰는 재미는 아마도 그때 맛봤을테지.

싸이블로그 누적되는 글 양이 대략 50~100건 사이가 된 후, 다른 욕심이 생겼다. 제한된 폭을 넘어서 홈페이지 설정을 바꿔보는 재미가 더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티스토리를 만났다. 간단히 인터넷을 찾아가며 테마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내 능력 밖 세상이었다. HTML과 CSS를 조금만 끄적끄적하면 내가 쓰는 기능 위주로만 제어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조금만 끄적끄적”이라는 단위는 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범위였다.

어떻게든 짜맞춰서 티스토리로 글을 옮기고, 새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유지했었는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찾아보면 날짜를 볼 순 있겠지만, 이번엔 글을 옮겨오거나 하고 싶진 않다. 새로 시작하는 기분을 완전히 내고 싶은 이유일 테다.

뭔가 할 것처럼, 글 써놓고서 뒤가 없다.

주로 썼던 싸이블로그와 티스토리 말고도 이글루스, 워드프레스닷컴, 테터툴즈, 브런치 등등도 훑어봤고, 미디엄, 해커눈, 스팀잇, 해시노드에도 아이디를 만들어서 여러 차례 새로 마음먹기를 반복했다.

시작이 반? 시작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

시간도 시간이지만, 아마도 ‘글 편집’을 업으로 삼은 이후 글 자체보다는 글 외형, 블로그 부가 기능, 접근성 등을 따지기 바빴던 것 같다. 많은 시간 사이에, 많은 틈이 있었고, 많은 시도를 했고,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많은 포기만 남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쓸모없는 욕심 탓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 쓸모없는 욕심으로 계속 같은 후회를 반복한다.

뭔가 로고 같은 것도 있었으면 좋겠고, 키 포인트 컬러도 있으면 좋겠고, 이런저런 기능도 한 번에 바로 쓸 수 있게 준비해서 시작하고 싶은 욕심이다. 그저 시작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일 뿐이다.

하나씩 쌓아 올리는 자체를 기록하자

욕심은 목표를 세우기 위한 좋은 씨앗이다. 결과물을 위한 목표가 없을 땐, 작업의 끝이 어딘지 정하기 힘들다. 끝맺음이 중요한 이유일 테다. “하나만 더, 이것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는 악마를 잘 다뤄야 일의 단위에서 시작과 끝을 정할 수 있다. 완성도 100%는 정말 달콤하다. SLA 100%는 누구나 꿈꾸는 영역이다. 그런데 100%여야만 끝을 낼 수 있다면, 끝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젠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온몸으로 겪어왔고, 맨정신으로 버텨왔고, 힘을 쥐어짜며 감정을 소모했다.

단 하나를 쌓아서 단 1%밖에 채우지 못했다고 해도, 짧은 단위 기간의 목표는 1%로 잡고 끝을 내야 한다. 아쉬운 부분은 피드백을 기록하고 새 작업으로 시작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일의 목표를 1%로 잡자는 의도는 아니다. 통상 최소 90%, 95%, 99% 등의 목표를 잡을 테니 그까진 단거리 달리기를 해야 한다. ‘단거리 달리기’라는 정성적인 단어를 정량 단위 기준 몇 미터 이하까지를 단거리로 볼 것인지 잘 정해야 한다.

오늘은 적당한 길이의 첫 글을 쓰고, 작성 과정에서 느끼는 개선 사항을 남겨서 향후 과제로 삼으려고 한다. 워드프레스는 매우 친숙하지만, 항상 낯선 아이다. “어디서는 되던데, 여기선 안 되는”, “저기선 됐는데, 여기선 안 되는” 것들이 참 많다. 완전히 복사해서 똑같이 만들지 않은 탓임에도 늘 넘치는 비교 대상과 내 속에서 경쟁한다.

예상했던 개선 사항과 예상치 못한 개선 사항

이 글을 쓰면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개선 사항은 역시, 쓰기 전에 가졌던 욕심과 교집합 부분이 많지 않다. 특성 이미지 정도만 교집합이고 나머진 결국 쓰면서 다시 깨우치는 요소였다. 사용 빈도가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으나, 향후 필요한 상황은 무조건 있으리란 확정 편향 예상으로 리스트 블록으로 내용을 써본다.

예상치 못한

  • 모든 글에 특성 이미지를 필수로 넣을 욕심이 첫 글부터 무너지려 한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특성 이미지로 쓸 때 얼마큼 내가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편집기의 폰트와 글자 크기 등등 스타일을 테마와 맞추고 싶다. 이게 이렇게 답답한 크기였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편집기 CSS값을 옮겨본다.
font-family: Open Sans, Arial, sans-serif;
font-size: 14px;
color: #666;
line-height: 1.7em;
font-weight: 500;
-webkit-font-smoothing: antialiased;
  • 늘 반복해서 다시 찾아보던 워드프레스 설치 글이 첫 글이 아니었고, 이미 Divi 빌더를 설치한 이후 단계까지 와서야 첫 글이 됐다. 그래서 지금 보이는 메뉴나 스타일에 Divi 빌더가 얼마큼 영향을 주고 반영된 건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 편하게 쓰려고 과거 어느 블랙프라이데이에 산 Divi 빌더 라이프타임 라이선스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다.
    • Divi 5 버전이 정식 출시된 후에 시작하겠다는 핑계도 있었으나, 그냥 Divi 5 베타버전을 바로 써보기로 한다.
      • Divi 5 버전 업데이트가 이미 구매한 라이선스 한계 넘어있지 않기를 바란다.
  • 구글독스 단축키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자꾸 글을 입력하면서 구글독스 단축키를 누르고 있다. 이런 단축키까지 편집기 기능에 넣을 수 있을지 도전해 봐야겠다.
  • 최근 2년은 엘리멘터 빌더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Divi 빌더가 너무 어색해졌다.

예상했던

  • 위에 코드블럭을 넣고 보니, 코드 블럭에 신택스 컬러와 블랙 배경색은 내 익숙함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 맞다.
  • 예상치 못한 부분에도 있지만, 특성 이미지뿐 아니라 그냥 사이사이 이미지가 없는 자체가 너무 심심하다. 우선 글을 마무리하면 어디서 스크린샷이라도 떠와서 위에 얹혀둘 생각이다.
  • 도메인 욕심은 끝이 나지 않는다. 첫 글을 쓰는 순간 도메인이 고정된다는 압박도 은근히 있으나, 이왕 정한 콘셉트인 만큼, 잘 유지해야겠지. 1년만 산 것도 아니고 몇 년을 샀으니…?
  • 폰트 고민은 어디까지 갈지 아직 모르겠다. 그냥 노토 산스나 IBM 산스를 쓰는 방법이 가장 통상적인 방법일 테지만, 개인 블로그인 만큼 적당한 캐쥬얼 느낌도 살리고 싶다는 욕심과 폰트 라이선스를 지키면서 ‘쀏뛟꽭’같은 한글도 표현되는 폰트를 쓰고 싶다.
  • 카테고리를 어떻게 나누며 태그를 어떻게 넣을지도 못 정했다.

24시간 안에 다음 글을 꼭 발행하자

1일 1글을 원칙으로 세우는 건 아니다. 매년 1월 1일 그 해 목표를 세울 때 몇 년째 반복해서 등장했던 목표는 1달 1글이었다. 즉, 올해도 이 목표는 사실상 실패다. 다이어트랑 같은 느낌이다. 매일 반복해서 다짐하는 내일부터 하겠다는 다이어트. 무려 쓸 곳까지 다 정한 상태로 세운 목표였다.

2026년에도 똑같은 목표가 또 생기겠네.

지금 돌이켜보면, 특별히 공개하지 않더라도 구글독스든 어디든 일단 썼으면 되는데 그걸 안 썼다니 나도 첫걸음이 참 무거운 녀석이다. 그렇다고 신중한 것도 아니면서, 그저 발목 잡은 훼방꾼만 주렁주렁 매달고 왔을 뿐이다.

참고로 해시노드에 안 쓰던 핑계는 문서 헤더에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넣지 못하고 영어로 고정값이 박히는 것이었다. 괜한 트집이었을까.

2022년 1월과 2024년 2월은 무려 25개월 간격.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는 24시간 안에 다음 글을 꼭 발행하겠다는 짧은 목표를 잡아본다. 정말 오랜만에 맞춤법 검사기까지 돌리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