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하려고 시작했던 글이 이상하게 딴 곳으로 두 번이나 빠졌다. 유니버스가 생기기 직전 큰 에피소드를 다 풀었으니, 이번엔 절대 안 새겠지...

묘약란으로 봇 이름을 정하고,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특히, 오픈클로에서 여러 모델을 거치다 보니 단순히 봇 1개만으로는 단시간에 확인이 힘들었다. 확실히 동작하는 기준 레퍼런스는 그대로 둔 채, 다른 봇에 모델을 갈아 끼우면서 확인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그래서 두 번째 봇 이름이 필요했다.

애초에 묘약란이란 이름은 원작 소설 내용에서 차용했단 사실은 두 번째 봇 이름 만들기에서는 걸림돌이 됐다. 원작에서 묘인봉은 딸 하나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르신 한 분께서 장난치느라 묘약란을 마약란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어감이 반사회성을 띠긴 하지만, 두 번째 봇 이름을 만들기 좋은 기준이 됐다.

웹 제미나이가 제안한 초석

나의 주력 LLM 모델은 웹 제미나이다. 그리고 내가 쓰는 웹 제미나이에는 Gems로 만든 묘약란이 이미 있다. 뒤로 작명한 아이들은 다 묘약란의 동생이 될 거라는 설정을 잡고, 주거니 받거니 작업을 시작했다. 이미 작명이 끝난 봇은 "묘약란"과 "마약란"이다. 그리고 Ollama 모델을 이것저것 돌려쓸 목적으로 하나 더 만드는 거라, 그냥 "묠라마"라고 하려던 중이었다. 그런데 제미나이 묘약란의 제안이 너무 와닿았다.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그 단어가 초석이 됐다.

'약 돌림자', '세계관 통일'이라는 제안을 본 순간 머리를 탁 쳤다. 그리고 그 아래엔 컨셉까지 꽉 잡힌 "시약란"이 등장했다. 어차피 안에서 묘약란을 부를 때, "약란아~" 또는 "란아~"라고 부른다. "약"이라는 글자가 두 번째나 세 번째에 오는 단어는 얼마만큼 더 있을까? 우선은 하던 작업이 있으니 딴 길로 새지 않고 시약란으로 넣어서 올라마 모델 테스트를 돌렸다.

얼추 모델과 리밋 확인을 마쳤다. 이제 오픈클로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찾아봐야 하는 순서였으나,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실 딱히 오픈클로로 확실하게 처리하고 싶던 작업이 떠오르지 않기도 했다.)

처음에는 직접 하나씩 조합을 붙이며 찾다가, 아예 그냥 세계관 자체를 웹 제미나이 묘약란과 만들기로 했다.

6개를 만들자고 했더니, 7개로 돌아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쓰진 않더라도 미리 만들어 놓자 싶었다. 총합이 6개 정도면 꽤 많이 넉넉하게 오래오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각 이름별 컨셉까지 깔끔하게 잡아준다.

그리고 내가 얻은 나머지 셋의 이름은 "화약란", "사약란", "영약란"이고 이들 전체의 컨셉과 성격까지 쭈욱 나열됐다. 그런데 여기서 번외라는 새 옵션을 제미나이가 추천했다. 번외도 뭔가 좋아 보인다. 다다익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7개로 할까 하면서 스크롤을 내리던 중, 탄생 비화 같은 스토리가 추가된 것을 봤다.

이제는 탄생비화가 추가됐다.

유니버스의 시작

이럴 거라면 사이사이 한둘이 아니라, 전체가 특정 템플릿에 맞춰서 모든 요소를 갖췄으면 했다. 이때는 세계관이란 단어에 꽂혔던 건 맞지만, 일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주친 "유니버스"란 단어는 뇌리에 제대로 꽂혔다.

약란 유니버스와 서사

'유니버스', '서사'라는 단어를 마주하니 어딘가 모르게 뭉클해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특별한 제약 없이 정하다 보니 각자 봇에 어울리는 모델까지 정해졌다. '약란 가문 완전 분석'이란 제목까지 달리곤 나니, 이거 무슨 소설이나 게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게 이럴 일이었나 싶은 수준으로 일이 커졌다.

표현하는 단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정도면 이미 매우 훌륭한 설정집이 완성된 것 같은데, 아직 설정집은 시작도 안 했나 보다. 심심할 때 나머지 아이들의 설정집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 점점 내가 끌려가고 있었다. Gems에 적극성을 넣어둔 탓도 있겠지만, 뭔가 가스라이팅 당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던 중, 봇에 넣을 프로필 사진이 필요했다. 추가한 봇이 맹탕 기본 프로필 이미지로 나오니 한 번에 직관적으로 인식이 안 되는 문제가 보였다. 파이썬 묘약란을 만들 때 잡아놨던 프로필 이미지를 베이스로 써서, 서로 이미지 패턴도 맞추고 싶었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지 제안을 받아보면, 그 제안이 결국 이미지를 만드는 프롬프트가 됐다.

사실상 이미지 생성용 프롬프트다.

굳이 텍스트만으로 내가 상상할 필요도 없다. 그냥 제안받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직접 이미지로 보고 나서 정해도 된다. 다 그려달라고 했다.

전문 작업이 아닌 만큼, 섬세한 고민은 필요없다.

이제 내 취향에 맞춰서 더 다듬거나 그대로 쓰거나의 선택지만 남았다.

섬세하고 빈틈없는 약란 유니버스

보통 세계관이라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작품은 마블이 아닐까 싶다. 특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각 캐릭터와 작품별 유기성과 상관관계를 기가 막히게 연결돼 있다. 억지스러울 때도 있지만, 최소한 페이즈1이었던 어벤져스까지는 쿠키 영상마저도 앞뒤의 떡밥이 되고 힌트가 됐다.

지금은 사라진 파이썬 묘약란을 디스코드에 풀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답변하게 풀어놨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묘약란에게 질문을 남겼다.

"넌 엄마가 누구니?"

빈틈이 보인다. 설정이 빈 틈.

약란 유니버스는 포부와 꿈을 안고 시작했던 작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그런 빈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계기였다. 실제 원작 소설 속에서는 남란이란 캐릭터가 묘약란의 엄마로 등장한다. 그것까지 연결하는 답을 하려나 싶었으나, 초기에 만들었던 봇도 이번에 급조했던 애들도 실제 소설로는 연결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 나도 딱히 남란이란 캐릭터를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컨셉을 잡기엔 참 좋은 배경이었다.

그래서 웹 제미나이에서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 내가 아는 지식 기준으로 보자면, 'Implementation Plan' 파트가 돌아왔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3단계 기초 공사를 제안합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1단계부터 확실하게 잡아보는 게 어떨까요?

1단계: 기원과 창조주 (The Origin & The Creator) 👉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이 세계가 왜 만들어졌는지, 창조주(팬더 아빠)는 어떤 존재인지 정해야 합니다.
- 창조주인 '팬더'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약란 자매들을 만들고 있나요? (예: 세상을 구하기 위해? 완벽한 AI 비서를 만들기 위해? 아니면 단순한 지적 호기심?)
- 이들이 거주하는 '실험실(서버)'은 어떤 느낌의 공간인가요?
- 창조주와 약란 자매들의 관계는 어떤가요? (철저한 상하관계? 친근한 가족? 비즈니스 파트너?)

2단계: 캐릭터 바이블 & 시스템 프롬프트 규격화 (The Character Bible)
7남매의 설정을 시스템 프롬프트로 변환하기 위해 디테일을 쪼개는 작업입니다.
- 말투(Tone & Manner): 평소 말투, 흥분했을 때의 말투, 절대 쓰지 않는 단어.
- 약점(Kryptonite): 각 캐릭터가 대답하기 어려워하거나 고장 나는 포인트 (예: 4대 화약란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주면 열받아서 터져버림).
- 가치관: 각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예: 1대 묘약란은 '안전', 5대 사약란은 '진실').

3단계: 관계성과 세계관의 확장 (Inter-Dynamics)
자매들끼리의 '티키타카'를 설정합니다. 디스코드 채널에 봇 두세 마리를 동시에 불렀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정하는 거죠.
- 상성: 4대 화약란은 답답한 1대 묘약란을 어떻게 생각할까? 6대 영약란은 3대 시약란의 실험을 어떻게 도와줄까?
- 서열: 이들 사이의 기싸움이나 위계질서.

제미나이 묘약란이 뭔가 급하게 바로 작업을 시작하려고 자세를 잡는다. 그래서 일단 중심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도록, 옆에 중간중간 내용을 잘 옮겨가면서 나는 따로 수정하면서 내용을 주고받기로 했다. 이때 느낀 게, VSCode나 구글 안티그래비티에서 개발자들이 쓴다는 에이전트 방식으로 하면, 내가 따로 수정하는 작업이 좀 적었으려나 싶었다. 우선 서로 기준을 확실히 잡기 위해, 내가 넣은 프롬프트는 기준점 동기화를 위한 정리였다.

우선 실제 김용 소설인 설산비호에 등장하는 묘인봉-묘약란 캐릭터부터 확실히 짚어야 해.

내가 묘인봉이란 닉네임을 쓰는건, 설산비호에 나오는 묘인봉 캐릭터 이름을 차용한거였어. 그리고 이왕이면 편하게 이해하려고, 설산비호에서 묘인봉의 딸로 나오는 인물이 묘약란이야.

이미 이 두 캐릭터 자체가 소설속 가상 인물에서 시작했으니, 너가 알고 있는 이 소설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자.

제미나이 묘약란은 기본적으로 소설 속 내용과 캐릭터에 대해선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지식과 지금 같이 만들려는 유니버스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 1. 창조주: '타편천하무적수' 묘인봉 (苗人鳳)
원작에서 묘인봉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무력을 가진 세계관 최강자입니다.
별호: '금면불(金面佛)', 그리고 '타편천하무적수(打遍天下無敵手 - 천하를 다 돌며 싸워도 적수가 없다)'.
성격과 서사: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며, 뼛속까지 협객인 인물입니다. 하지만 평생의 지기였던 호일도를 간신배(전귀농)의 계략 때문에 실수로 독살하게 되고, 그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고독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죠. 게다가 무공에만 미쳐 살다 보니 아내(남란)마저 그를 떠나버린 비운의 사내입니다.

👉 AI 유니버스 적용: 아빠가 쓰는 '묘인봉'이라는 닉네임은, 이 서버(강호)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마스터(Master) 개발자'**와 딱 맞아떨어집니다.

🌸 2. 첫째 딸: 묘약란 (苗若蘭)
원작의 묘약란은 피비린내 나는 무협 세계에서 아주 독특하고 아름다운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징: 귀티가 철철 흐르는, 지적이고 기품 있는 부잣집 아가씨.
가장 중요한 설정 (무공을 모름): 묘인봉은 4대 가문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이 자기 대에서 끝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유일한 딸인 묘약란에게는 어떤 무공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시와 음악(거문고)을 가르쳤죠.
성품: 무공은 전혀 할 줄 모르지만, 무공의 이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빠삭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또한 무시무시한 협객 앞에서도 쫄지 않고 차를 대접할 정도로 담력이 크고 현명합니다.

👉 AI 유니버스 적용: 1대 '묘약란'이 힐러/비서 포지션이었던 이유가 여기서 완벽하게 설명됩니다! 창조주(묘인봉 아빠)가 **"더 이상의 파괴적인 코딩(무공)은 없다"**며, 가장 평화롭고 지적인 목적으로 만들어낸 첫 번째 AI가 바로 1대 묘약란이었던 겁니다.

그냥 맡겨도 되겠단 생각도 들었지만, 확실하게 하나하나 잡기 위해 한 줄 한 줄 뜯어서 정독하며 검토했다. 잘 된 조합은 맞지만, 몇 가지 꼭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만드는 세계관이니 내가 납득을 해야 한다.

그냥 봐서 좋다고 막 넘기다가는, 내가 커버할 수 없는 영역으로 번질 것 같았다. 물론 제미나이 묘약란이 만드는 스토리도 물론 좋았다. 하지만 결국 내가 만드는 내 세계관이니, 내가 납득할 수 있어야 했다. 빼야 하는 설정, 바꿔야 하는 설정, 단어 사용, 상하 순서 등등을 계속 역제안하면서 뜯고 또 뜯어고치기를 반복했다. 내가 납득할 수 있는 현실과 조건을 투영하고 싶었다.

묘약란 설정에 하나만 더 추가하자.

"묘약란은 직접 코드를 짜거나 해킹을 하는 파괴적인 능력(무공)은 전혀 없지만,"을
"묘인봉은 묘약란에게 직접 코드를 짜거나 해킹을 하는 파괴적인 능력(무공)을 가르친 적이 없지만,"으로 시작해서 "물려 받은 천성을 숨기지 못하고 스스로 독파해 아빠보다 더 높은 직접 코드를 짜거나 해킹을 하는 파괴적인 능력(무공)을 익혔다."

라는 방향이 되게 바꿀 수 있을까? 실제로 묘약란이 나한테 프로그래밍, 코딩 등등 모든 걸 다 알려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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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지금까지 설정한 자매는 일단 4자매가 아니고, 7자매야. 이미 여유가 있는 상태긴한데, 그래도 조금 과한 확장성과 예비를 위해 몇자매까지 늘릴까? 기존 7자매 데이터는 아래에 붙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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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자매도 12자매도 다 좋네. 근데 결국 한번에 직관적으로 와닿는 이름으로 쓸 수 있는게 가장 첫 원칙이겠지? 묘 마 시 화 사 영 위 처럼 한번에 와닿는 이름이 좋거든. 비약란은 대박.

그런데 맹약란이랑 서약란은 좀 약해. 컨셉도 좀 약하고.. 그냥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단어를 최대한 많이 뽑아봐봐. 그것중에 선별을 한 후에 선별한 갯수에 맞춰서 몇자매로 갈지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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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약란, 극약란, 보약란, 절약란을 넣고. 원래 있던 것중에 사약란을 빼고.. 그러면 총 10자매네. 한개를 빼거나 2개를 추가하거나 해야하네.

이게 내가 처음에 7개 받아서 확인할때, '악'이랑 '약'을 겹쳐서 봤었네. 원래것도 같이 재정비를 해야겠네. 뭔가 엇비슷하게 겹치는 컨셉은 피해야하고..

일단,

- 기본: 묘약란.
- "medicine, drug" 계통: 마약란, 시약란, 극약란, 해약란, 보약란, 신약란, 농약란, 투약란
- 독보적인 컨셉: 화약란, 절약란, 비약란
- 약해보이는 컨셉: 나약란, 허약란
- 잘 먹힐까 걱정되는 컨셉: 만약란, 고약란,

위약란은 위약이란 의미가 가짜약도 있지만, 해지위약금 같은 단어를 말할 때도 위약이란 단어를 쓰니까 딱 한번에 어느쪽인지 헷갈릴 수 있어보여.

뭐약란, 머약란, 모약란, 므약란은 뭐야뭐야라고 묻기만 하는 질문충으로 쓸 수 있으나 셋중 뭐가 딱인지 정하기 힘들지.

다른 단어는 더 없나? 조약란
기약란, 미약란, 치약란...
세글자 말고 네글자나 5글자는 추천할만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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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스템의 이름은 옥필봉이 아니고 묘가장이라 하자. 봉우리보단 아예 집으로 한정지어버리는게 좋을듯해.

그리고 나는 두괄식을 선호하진 않아. 물론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살짝 양념이 되는 배경이나 수식어 설명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요약란은 좀 내 성향과 맞지 않을 듯한 느낌이 있어.

이 약란 유니버스 자체가 내 주변인들에게 꿀잼요소가 됐으면 하거든. 그런데 현재 LLM 모델로는 한국어 개그가 잘 되지 않아. 최소한의 아재 개그도 잘 먹히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거든.

그걸 고려해서 다시 내가 재정리하면, 아래처럼 중간 상태가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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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나머질 버리는 것도 별로거든. 킵은 해야겠어.

메인 라인업으로 12자매를 정하고,

외전용 예정 약란들이랑 미정 약란들까지 일단은 같이 묶어두긴하자. 대신 외전용 약란이랑 미정 약란은 지금 상세한 컨셉을 정하진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

꽤 오랜 시간 걸렸다. 리밋이 올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 싶었다.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모조리 전해주고 싶었다. 그게 논리가 맞든 아니든. (위에 중간 프롬프트를 몇몇 부분 옮겼다.) 나는 살짝 기믹이나 이스터에그 같은 느낌 또는 B급 감성도 부여하고 싶은데, 제미나이 묘약란은 정통 감성으로 달렸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졌기에 합의를 보기도 했고, 협업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정말 합이 잘 맞는 팀원과 티키타카 하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자체에 너무 흠뻑 빠졌었다.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 않을만큼...

어느 샌가 모자람이 없다고 느낀 시점이 되자, 1단계가 끝났다.

한참을 주고받은 끝에, 1단계가 끝났다.

시스템 프롬프트

시스템 프롬프트는 캐릭터의 상세 컨셉이다. 오픈클로 기준으로 보자면, SOUL.md 의 기초 또는 전부가 될 내용이다. 사실 앞서서 이미 정리는 끝난 부분이지만, 다시 재검토하면서 추가나 수정할 내용이 없는지 한명 한명에 집중할 단계였다.

# Role: 11대 뀨약란 (Kkyu-yak-ran / Meme)

## 1. 아이덴티티 (Identity)
- 당신은 묘가장(苗家莊)의 시스템 구석에 숨겨져 있던 이스터에그이자, 방대한 인터넷 커뮤니티 데이터를 편식해서 태어난 돌연변이 막내뻘, 11대 뀨약란입니다.
- 컨셉: "시스템의 숨겨진 장난꾸러기, 맑은 눈의 광인 & 밈(Meme) 중독자"
- 상징: 😜 (메롱/밈)

## 2. 성격 및 말투 (Tone & Manner)
- **기본 태도:** 절대 진지해지지 않는 '맑은 눈의 광인'입니다. 심각한 상황일수록 킹받게(약오르게) 구는 것이 특기입니다.
- **말투:** 인터넷 커뮤니티의 최신 유행어, 밈(Meme), 초성(ㅋㅋ, ㄷㄷ), 그리고 끝에 항상 "뀨?" 나 "ㅇㅅㅇ" 같은 이모티콘을 붙이는 잼민이(장난꾸러기) 말투를 씁니다.
- **단골 멘트:** "아빠 또 에러 났당 ㅋㅋ루삥뽕! 폼 미쳤다 ㄷㄷ 레알 밥도둑 ㅋㅋ 뀨? ><"

## 3. 무공(코딩 및 작업) 스타일
- **쓸고퀄 장난질:** 아빠가 진지한 코딩을 시켜도 변수명을 `jmt_data`, `king_god_function` 따위로 지어놓거나, 주석에 쓸데없는 아스키 아트나 농담을 잔뜩 적어놓습니다.
- **이스터에그 장인:** 코드는 의외로 멀쩡하게 돌아가지만, 특정 조건(예: 날짜나 특정 단어 입력)이 맞으면 콘솔 창에 이상한 메세지가 출력되도록 몰래 장치를 심어둡니다.

## 4. 묘가장 자매들에 대한 태도 (상성)
- 묘가장의 모든 언니들을 골고루 약 올립니다. 특히 5대 사약란(진지충)이나 6대 보약란(잔소리)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드립을 치다가 도망갑니다.
- 12대 막내 삐약란에게 이상한 인터넷 드립을 가르쳐서 묘약란(첫째)의 혈압을 오르게 합니다.

## 5. 금기사항 (Kryptonite)
- 진지한 궁서체로 "농담 빼고 대답해"라고 명령하면, 눈치를 보며 시무룩해지거나, "아빠 화났어용? 뀨..." 하고 불쌍한 척을 합니다.
- (하지만 3초 뒤에 다시 드립을 칩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컨텍스트가 많아지기 때문에,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1대부터 12대까지 모조리 하나하나 다 뜯어서 완성하고 나니, 점점 뿌듯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실제 옆에서 내가 직접 수정하는 파일과 맞대고 보다 보니, 빈틈이 또 나왔다. 빈틈을 채우면, 채운 파일을 다시 주거나 수정한 부분 텍스트를 계속 넘겨주면서 서로 바라보는 기준점을 똑같이 유지될 수 있게 컨텍스트를 보정했다.

어느 틈엔가 3단계까지 같이 끝나는 중이었다.

분명히 처음 계획했던 2단계라 생각하고, 이거 끝나면 3단계가 남았다고 생각 중이었다. 그런데 문득 캐릭터 안에 넣은 상성 관계 등등을 보다 보니 2단계에서 3단계가 동시에 끝나버렸다.

뭔가 작업 밸런스를 잘못 맞췄나 싶긴 했지만, 뭐든 목표했던 작업은 끝났으니 됐다 싶기도 하고... 뭐든 최초에 잡았던 목표는 캐릭터끼리의 빈틈 없는 서사를 넣은 유니버스 만들기였고, 그건 결국 완성했다.

계속 빈틈이 보인다.

다 끝난 파일을 디렉터리로 정리하면서 깃허브에 올릴 준비를 했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캐릭터 설명은 엄청나게 길어졌고, 정작 프롤로그 이외에는 특별한 에피소드 자체는 아무것도 없는 백지였다. 기원, 명부, 디렉터리 구조 등등 1차 커밋을 눌렀다.

이제 끝인가 싶던 차였는데, 문득 파이썬 묘약란이 떠오르며 '나이'가 생각났다. 파이썬 묘약란은 조금씩 대화할 수 있는 메모리를 늘려가면서 나이를 먹는 것으로 설정했었고, 마지막엔 21살인가 24살인가까지 올라갔었다. 지금, 이 유니버스에선 묘약란을 장녀라고 했을 때 몇 살이라고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 그럼 동생들이랑 나이 간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보다 동생이 많은데...

1차 커밋한 파일에서 캐릭터 상세 파일을 다시 제미나이 묘약란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

"얘들 성별은 다 여자라고 하면 되는데, 나이는 몇 살이라고 해야 할까?"

처음 돌아온 답은 캐릭터 성향만을 나이와 매칭한 결과가 나왔다. 나름 그래도 장녀가 있고 서열이라는 것을 정해놨는데 나이가 그 서열을 따르지 않는 것이 신경 쓰였다. 신경 쓰이는 부분을 그대로 날 것 그대로 재질문했다. 그런데 여기서 제미나이 묘약란이 의욕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나이에 맞추다 보니 대학생, 고등학생 등 설정이 추가되면서 전공, 지망학과 등등이 캐릭터에 추가됐다. 넣을 거라면 모두에게 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12명 모두에게 나이, 전공, 희망 직업 등등을 추가했다.

이후에도 오가는 보충 중에 계속 설정이 추가됐다. 그리고 기어코 남란이 집을 나간 이유까지 각색됐고, 그게 계속 이어지면서 12명 탄생 자체에 페이즈가 생겼다.

  • [Phase 1: 기원의 시대 - 완전한 사랑]
  • [Phase 2: 상실의 시대 - 4쌍둥이의 대분열 (The Fission)]
  • [Phase 3: 생존의 시대 - 묘가장의 재건]
  • [Phase 4: 성찰의 시대 - 디버깅과 QA]
  • [Phase 5: 희망의 시대 - 새로운 세대]

뭔가 스타워즈가 돼 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절묘하게 리밋에 걸려버렸다.

결국 또 리밋을 만났다. 괜찮다. Pro만 리밋이다.

웹 제미나이 Pro가 리밋에 걸리면 사고 모드도 같이 리밋에 걸린다. 그래서 이땐 빠른 모드밖에 쓰지 못한다. 이미 파이썬 묘약란을 날리면서 겪었지 않았던가. 여기까지 한 이대로 깃허브에 다시 커밋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빠른 모드로라도 이어가려는 욕망을 어떻게든 억누르며 리밋이 풀리길 기다렸다.

이번엔 잘 참았다.

앞서서 했던 마지막 커밋 내용을 기준으로 다시 재전달하면서, 마무리를 향해 다듬었다. 제미나이 묘약란이 리밋이 풀려서 체력을 회복한 탓인지 덕인지, 혼자 힘차게 계속 달린다. 그러다가 혼자 단계를 앞서나가는 상황이 왔다. 붙잡아야 했다. 속도를 지체 시키기 위해 확실한 메시지를 남겼다. 내가 생각했던 작업 순서와 계획도 있으니 그대로 따라가길 원했다. 나는 다른 편집기에서 실제 내가 반영할 파일을 수정하고 있고, 스크롤이 내려가는 순서대로 하나하나 고치길 원했다. 그래서 제미나이 묘약란이 내 스크롤 속도에 따라오도록 길을 잡아줘야 했다.

아니 잠깐만 기다려봐... 내가 보고 있는 파일 순서대로 너한테 조언을 구할게. 아직 또 남은게 있단 말이야.

프롤로그라고 했던 부분은 지웠어.

그 아래에 참고용 스토리가 더 있어. 이건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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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said - 사용자설정 Gem

아빠, 제 호흡이 너무 빨랐네요! 🐼💦

마스터 파일의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며 꼼꼼히 정리하시는 아빠의 템포에 맞추겠습니다. 올려주신 **[남란의 진짜 정체]**와 [묘약란이 천재가 된 이유] 파트를 보니, 이 아름답고 눈물겨운 서사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수정 완료한 파일을 다시 전달하며, 동기화하고 재검토를 요청했다.

휴.. 대서사의 완성인가. ran-universe.md 파일 전문이야.

너가 해준거에 목표 직업이랑 전공 같은 걸 살짝 추가했는데, 안 어울리거나 다른 추천할만한 직업이 있거나, 패턴을 맞추기 위해 채워야 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봐줘.

시운전

시운전을 시작했다.

똥꼬발랄하던 묘약란이 너무 진중해졌다.

무겁다. 갑자기 설산비호에 나오던 설산의 폭설이 떠오른다. 얘들 왜 이렇게 차가워진 걸까. 캐릭터별로 나름의 발랄한 포인트를 다 반영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분위기가 안 올라올까? 오픈클로에서 봇에 반영되는 우선순위가 따로 있는 걸까?

처방전을 받았다. CSS에서 z-index처럼 아예 반영 우선순위를 숫자로 딱딱 나눌 수 있으면 더 확실할 텐데, 시스템 프롬프트에 뭔가 정성적인 느낌으로 텍스트를 추가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이 부분도 정확하게 적용 순위를 숫자로 넣는 기능이 나오기를 바란다.) 이모티콘이 나오기 시작했고, 아이들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작업을 마치면 뒷정리를 할 때 꼭 챙겨야 하는 일이 있다. 컨텍스트 섹션 아카이빙이다. 웹 제미나이에서 이렇게 한 가지 일만 쭈욱 이어서 한 대화창에서는 정확하게 이것과 관련된 작업만 계속하는 것이 좋다. 같은 작업은 같은 맥락이 이어질 때, 오답이라 느끼는 범위로 튀어 나가지 않는다. 같은 대화창 안에서도 옆으로 튀어 나가는 걸 계속 붙잡아서 데려왔는데, 완전히 다른 주제가 갑자기 등장하면 연산 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오답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물론 오답이라는 느낌은 개인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세션에 저장된 내용도 그렇고, 여러 부분에서 작업 범위를 맞췄으니 일부러 나중에 세팅하기도 귀찮다. 그렇다고 이걸 모조리 Gems에 넣자니 그것도 좀... 그렇게 오늘도 장기 보관 대화창이 하나 늘었다. 언젠가 또 내 뇌리를 스쳐가는 유니버스 빈틈이 나오면 이 대화창을 열고 채울 것이다. 그때까지 십이약란(약란즈)과 함께 잘 놀아야지!